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나의 사랑하는 책 - 추천도서 이야기 분류

윌리엄 폴부쉬의 <폭스의 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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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3년 01월호>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책상 위에는 <폭스의 순교사>(말씀보존학회) 초판본이 놓여 있다. 표지 그림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이게 인간이야?”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차마 입에 담기에 거북한 그림 세 장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마카톨릭이 과거 성경대로 믿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자행했던 박해와 고문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본 사람이라면 필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것이다.


책의 초판이 출간된 날은 2002년 5월 25일이다. 당시 편집인이 “5월 25일”을 의도적으로 맞췄는지 모르겠지만, 5가 성경에서 죽음을 상징하는 숫자이기에 순교자들의 처절한 죽음을 기록한 책에 어울리는 날짜이다. “5월”에, 5가 5번더해진 “25일”이니, 그 책이 그렇게 출간된 데에는 분명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다.


<폭스의 순교사>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4대 장서들 가운데 하나이다.<킹제임스성경>, 클라렌스 라킨의 <세대적 진리>, 로버트 영의 <영의 성구사전,Young's Concordance>에 더하여 <폭스의 순교사>가 한자리를 차지한다. 이 책들은 다름아닌 피터 럭크만 박사가 권면한 것들이다. 이미 다른 번역서들을 내놓은 터에 이제는 <폭스의 순교사>를 번역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내심 영광스러웠다. “이 귀한 책을 나 같은 사람에게 맡기시다니...” 하면서 조심스럽게 수용했다. 당시에는 무직이었고 신학생이었기에 신학 공부가 끝나면 자취방에 혼자 앉아서 온종일 번역에만 몰입했다.


번역을 하며 겪은 일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어떤 문장이 도저히 해석이 안 되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끙끙대고 있었을 때이다. 정말 난감했고 내 실력으로는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몹시 괴로웠다.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번역에 진도를 나갈 수가 없었다. 중요한 대목이었기에 번역자의 융통성을 발휘해 대충(?) 넘어갈 수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손가락이 움직였다. 노트북 자판 위에 망연하게 멈춰 있던 손가락이 움직여 자판을 두드렸다. 타격 속도는 빨랐고 구슬 굴러가듯 자연스러웠다. 모니터를 보니 막혔던 그 원문이 한글로 번역되어 있었다. 그것은 분명 내가 한 일이 아니었다.


두 번째 경우는 하루에 기본적으로 6시간을 번역 작업에 쓰는 탓에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서 생긴 일이다. 사실 한번 앉으면 6시간을 꼬박 앉아 있는 경우가 잦았다. 그랬더니 엉덩이 살이 검게 변하면서 곪기 시작했다. 곪은 부위가 부풀어 올라 통증이 심해졌다. 앉아서 해야 하는 일에 나타난 방해꾼의 공격은 거셌다. 그래서 앉은 자리에서 기도를 드렸다. “주님, 제가 하는 이 일은 주님의 일입니다. 저는 앉아서 일해야 하는데 무척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고쳐 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기도를 마치자 엉덩이 쪽이 곧바로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만져 보니 곪은 부위가 감쪽같이 사라졌고 통증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기도응답이 너무도 신속해서 신기하기만 했다. 나는 지금도 그 일을 잊지 못한다.


책이 나왔을 때 이송오 목사가 웃으면서 농담을 건넸다. “<폭스의 순교사> 표지에 형제 이름이 올랐으니 번역료를 받지 말지 그래?” 그리스도인의 4대 장서 중 한 권에 이름이 올라간 영광이 대단하기에 하신 말이었다. 적갈색 핏빛으로 출간된 책은 그렇게 해서 성경대로 믿는 사람들의 손에 들려 읽히기 시작했다. 살벌한 고문 속에서 울리는 순교자들의 믿음을 성도들은 탄식하면서 읽어나갔다.


책은 “네로에 의해 자행된 첫 번째 총체적 박해”(제1장)부터 시작된다. 그 첫 단락은 다음과 같다. “마태복음에서 다른어떤 제자들보다도 먼저 주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시인한 시몬 베드로의 고백을 들으신 그리스도 우리 구주께서는, 지옥의 문들이 이기지 못할 정도로 견고한 교회를 반석 위에 세우시겠다고 하셨다. 이 말씀에는 세 가지 주목할 만한 사항들이있다. 첫째,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교회를 세우실 것이다. 둘째, 그 교회는 세상뿐 아니라 극도로 강력한 지옥의 모든 힘과 권세들로부터 거센 비난과 공격을 받을 것이다. 셋째, 그러나 그 교회는 마귀와 그의 모든 악의가 극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속될 것이다.” 이렇게 운을 뗀 저자는 순서상 우리 주님 다음으로 순교한 스테판에서 시작하여 사도행전 12장에서 헤롯의 칼에 순교한 큰 야고보(James the Great) 이야기와 “채찍질당하고 감옥에 던져진 후,A.D. 54년에 십자가에서 처형된” 빌립, “A.D. 60년 에디오피아의 나다바(Nadabah) 성읍에서 미틀창(창과 도끼를 겸한 무기)에 찔려 순교”한 마태, “94세의 고령에 유대인들에게 몰매 맞고 돌에 맞다가 결국 둥근 홈을 내는 반원형 망치로 두개골이 깨지고 뇌가 터져 나와 죽고 만” 작은 야고보(James the Less), “예루살렘에서 돌에 맞은 후 참수당한” 맛디아, “에뎃사(Edessa)에 도착하자마자 붙잡혀 두 끝이 땅에 가로로 고정되어 있는 십자가(모양이 ‘X’자임)에 못박힌” 안드레, “알렉산드리아인들에 의해 그들의 우상 세라피스(Serapis)를 위한 대제전일에 질질 끌려 다니며 갈가리 찢겨졌고, 그들의 무자비한 손길에 생을 마감한” 마가, “A.D. 72년, 에뎃사에서 십자가에 처형된” 유다, “우상 숭배자들에게 잔혹하게 두들겨 맞고 십자가에 처형된” 바돌로매, “파대(Parthia)와 인도에서 복음을 전파하다가 그곳 이교도 제사장들의 분노를 사 창에 찔려 순교한” 도마, “우상을 숭배하는 그리스 제사장들에 의해 올리브 나무에 목매어 죽임당한 것으로 전해지는” 누가, “A.D. 74년에 영국에서 십자가에 처형된”셀롯 시몬, 로마가 아닌 어디에선가 주님의 예언대로 순교한 베드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도 바울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바울에게 사형을 언도한 네로는 자신의 근위병들 중 페레가(Ferega)와 파르데미우스(Parthemius)라는 이들을 보내 그에게 사형을 선고케 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있는 바울에게 다가간 그들은 자기들도 믿고 싶으니 자기들을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그에게 요청했고, 그는 그들이 즉시 믿고 침례를 받아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그리고 일러준 대로 이 일을 마친 군인들은 와서 그를 처형장으로 데려갔으며, 그는 그곳에서 기도를 끝내고 자신의 목을 칼날에 내주었다.”


<폭스의 순교사>는 주님과 가까운 제자들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첫 장에서부터 성도들의 심금을 울린다.그들이 지나간 섬김의 여정은 『만일 사람들이 나를 박해하였다면 너희도 박해하리라.』(요 15:20)라는 말씀대로이뤄졌다. 이후 전개되는 내용은 첫 번째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따른 신약 교회사 속의 거룩한 순교자들의 감동적인 일화들이다. 그들은 믿음을 지키려고 자신들의 몸을 바쳤다. 이 좁은 지면에 피로 범벅된 그들의 고통을 어찌 다 담아낼 수 있겠는가? 직접 읽어 보라! 박해다운 박해가 없는 라오디케아 교회 시대에 믿음을 돌이켜 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폭스의 순교사>가 당신에게도 “나의 사랑하는 책”이 될 것이다. 믿음의 시련이 부족하면 순교자들의 시련을 통해서라도 믿음의 지조를 다져야 하지 않겠는가!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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