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의 세 가지 의미

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7년 09월호>

성경에서 "유업"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곳은 창세기 15장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나는 이 땅을 네게 주어 유업을 삼게 하려고 칼데아 우르에서 너를 불러온 주라.』(창 15:7)고 하신 말씀이 그것이다. 이것은 "아브라함의 언약"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실제적인 땅이 그 유업의 내용이었다. 즉 『하늘과 땅의 소유주』(창 14:19)이신 분께서 카나안 땅을 아브라함에게 유업으로 주신다는 언약인 것이다.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기로 맹세한 그 땅으로 너희를 데려가고 또 그것을 너희에게 유업으로 주리니 나는 주라.』(출 6:8)에서 보듯, 이스라엘 자손들은 "모세의 언약"이 아닌 "아브라함의 언약"하에서 이집트를 탈출했다. 이후 민수기, 신명기, 여호수아 등에서 "유업"이라는 말이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때마다 "유업 = 땅"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주로 땅과 관련된 의미로 사용되었다.

『자기들의 하나님이 주이신 민족은 복이 있으며 주께서 자기 유업으로 택하신 백성은 복이 있도다』(시 33:12). 여기서 『자기들의 하나님이 주이신 민족』은 이스라엘이며, 『주께서 자기 유업으로 택하신 백성』 역시 이스라엘이다. 주로 땅과 관련해서 사용되던 유업의 의미가 "한 민족이 하나님의 유업이 된다"는 의미로 그 의미가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것이 놀랍다. 특히 시편 37편에서는 무려 여섯 번에 걸쳐 유업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행악자는 끊어질 것이나 주를 기다리는 자들은 땅을 유업으로 받으리라.』(9절)에서 보듯이, 그 주제가 왕국을 상속받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뿐 아니라 온유한 자들(11절), 정직한 자들(18절), 그분으로부터 복을 받는 자들(22절), 의로운 자들(29절), 그분의 길을 지키는 자들(34절) 등이 이 왕국의 상속자들이다. 특히 온유한 자들이 땅을 유업으로 받는다는 대목은 마태복음의 산상설교 내용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도 그럴 것이 익히 아는 바대로 마태복음 5-7장은 천년왕국의 헌법이기 때문이다.

신약에서는 유업이라는 말이 모두 16번에 걸쳐 나오는데, 이 중에서 골로새서 3:24은 이렇게 말씀한다. 『이는 너희가 유업의 상을 주께로부터 받을 줄 앎이니 너희가 주 그리스도를 섬기고 있음이라.』 여기서 성도가 받게 될 "유업의 상"은 천년왕국 통치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 왕국에서 다스릴 수 있는 자격에 대해서는 신약 여러 곳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제 육신의 일들은 분명히 나타나나니 곧 간음과 음행과 더러운 것과 음욕과 우상 숭배와 마술과 원수 맺음과 다툼과 질투와 분노와 투쟁과 분열과 이단들과 시기와 살인과 술 취함과 흥청거림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내가 전에 말한 바와 같이 미리 말하노니 그런 짓들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할 것이라』(갈 5:19-21). 여기에 나오는 "하나님의 나라"는 로마서 14:17의 영적인 나라를 의미한다기보다는 상속받게 될 유업의 의미의 나라로서 어디까지나 천년왕국의 유업을 가리킨다. 구원은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과 은혜로 받지만, 이 유업은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받는 가운데 섬기는 행위를 통해 상속받는다. 따라서 우리가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온 이상 구원은 여하한 경우에도 취소되지 않으나, 유업을 받는 것에 있어서는 제외될 수 있는 것이다. 『너희가 이것을 알거니와 음행하는 자나 더러운 자나 욕심 많은 자, 곧 우상 숭배자는 누구든지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왕국에서 상속받을 것이 없느니라.』(엡 5:5)는 말씀이나, 『불의한 자는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한다는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속지 말라. 음행하는 자들이나 우상 숭배하는 자들이나 간음하는 자들이나 여자처럼 행세하는 자들이나 남자 동성 연애자들이나 도둑질하는 자들이나 탐욕을 부리는 자들이나 주정뱅이들이나 욕설하는 자들이나 착취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하리라.』(고전 6:9,10)는 말씀 역시 앞선 내용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런데 신약에는 지금까지 살펴본 것과는 사뭇 다른 유업이 등장하기도 한다.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잔하지 않는 유업을 간직해 두셨으니』(벧전 1:4). 여기에 나오는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잔하지 않는 유업』은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여느 유업과는 다른 유업이다. 흔히 유업이라고 하면 천년왕국 시대에 주님과 함께 왕 노릇하는 것과 연관된 내용을 가리키지만, 이 구절이 언급하는 유업은 천년왕국의 유업이 아니며 하나님께서 교회 시대에 구원받은 모든 사람을 위해 하늘에 간직해 두신 것, 즉 영원 속에서 누리게 될 영원 세계와 연관된 유업을 의미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유업은 『새 예루살렘』(계 21:2)이다. 이것이야말로 썩지 않고 더럽혀지지 않고 쇠잔하지 않는 유업이며, 이 땅이나 천년왕국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를 위해 하나님께서 하늘에 간직해 두신 유업이다. 천년왕국이 말 그대로 천 년 동안이나 계속되는 유업이므로, 70년이나 80년쯤 살다 가는 유한한 인생에게는 그 기간 역시 긴 세월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천 년도 영원 속에서 보면 하나의 작디작은 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유업은 무한하여 다함이 없는 유업이다. 궁극적으로는 현재 하나님의 능력으로 보호받고 있는(벧전 1:5) 그리스도인들을 위하여 그 보호하심이 영원히 지속되도록 하나님께서 친히 하늘에 간직하고 계시는 유업인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지상에 계실 때 『내 아버지 집에는 많은 저택들이 있느니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너희에게 말하였으리라. 나는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마련하러 가노라.』(요 14:2)고 말씀하셨다. 이에 주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 보혈을 흘려 주시고 부활 승천하셔서 지금은 우리를 위해 날마다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중보하시는 한편, 이 약속대로 무려 2천여 년 동안이나 새 예루살렘을 마련해 오고 계신다. 이 도성의 규모는 길이, 너비, 높이가 공히 1만 2천 스타디온이다(계 21:16). 1스타디온이 약 200m이므로 한 변이 무려 2,400km나 된다. 현재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신도심 지역에 있는 부르즈 할리파로 높이가 약 829m라고 한다. 인간들은 이 현대식 바벨탑을 지어 놓고 스스로 어깨를 으쓱하고 있지만, 창조주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마련하고 계신 새 예루살렘에 비하면 어린애 장난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열두 보석으로 된 성벽의 "기초석"과(계 21:19,20) 열두 진주로 된 "열두 대문"과 투명한 유리처럼 순금으로 포장된 "거리"(계 21:21)에 이르게 되면 그 부와 화려함에 있어서 비교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일곱으로 일하시는 하나님의 경륜으로 볼 때(현재 사용하고 있는 달력이 정확하다면), 구약 시대 4천 년과 신약 시대 2천 년을 지나 마지막 일곱 번째 천 년에 들어선 지도 벌써 17년째이니, 어쩌면 새 예루살렘은 이미 완성되어 준공식만 남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대 아직 이 영광스런 유업의 수혜자가 되지 못했는가? 지금도 늦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기만 하면 즉시 영원 세계에 속한 일원이 될 수 있고, 좀 더 열심을 내서 이제부터라도 주님의 일에 힘쓴다면 결코 부끄럽지 않은 상속자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 마지막 기회의 문이 닫히기 전에 부디 서두르길 바란다.

하늘 성전 새 예루살렘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잔하지 않는 유업을 간직해 두셨으니 - 베드로전서 1:4 -

1

주 함께 천 년 동안 다스린 왕국 뒤에

처음도 끝도 없는 나라가 열려 오네

죽음과 울부짖음 고통 모두 끝나고

영원한 의와 화평과 기쁨이 있는 나라

<후렴>

오래 그리던 곳 하늘 성전 새 예루살렘

나 그곳에 살겠네 주와 함께 살겠네

2

처음 땅 처음 하늘 바다가 사라진 후

새 땅과 새 하늘이 홀연히 열려 오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찬란한 하늘 처소

다시는 쇠하지 않을 성도의 유업일세

3

기초는 열두 보석 대문은 열두 진주

투명한 유리처럼 순금을 펼친 거리

해 달보다 더 밝은 하나님 큰 영광과

어린양 눈부신 빛에 밤이 없는 그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