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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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제도 여행기 - 주님께서 열어 주신 복음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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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7년 03월호>

국민의 99%가 문자 없는 부족어를 사용하고, 1,000여 개의 섬들로 이루어졌으며, 해수면의 상승으로 물에 잠기고 있어 최근에도 5개의 섬들이 사라진 나라, 또한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이곳은 "솔로몬 제도"이다. 태평양을 가로질러 6천 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그곳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내가 이들과 만나게 된 것은 하나님의 섭리였다. 우연한 계기에 이곳의 두 부족이 자신들의 문자를 한글로 표기하기 시작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때부터 이들에 대해 알아보면서 그들을 향한 강한 연민에 사로잡혔다. "이들은 성경을 읽을 수도 없다는 말인가?" "복음을 들어본 적은 있을까?" 이에 솔로몬 제도의 부족어로 한글 교과서를 제작한 서울대 교수를 찾아갔고, 그를 통해 현지 중학교 교장인 "루키아" 씨를 소개받았다. 계획이 구체화되어 가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느꼈다. 필요한 경비를 계산해 봤더니 500만 원가량 되었고, 그만한 돈이 없었던 나는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을 구했다. "주님, 제게 500만 원이 필요합니다. 주님의 뜻이라면 이 돈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밤, 문자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내 계좌에 500만 원이 입금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아내를 포함해서 아무에게도 액수는 물론 경비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없었고, 가족을 제외하고는 솔로몬 제도에 갈 계획을 말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필요한 경비가 마련된 것이다. 마치 하나님께서 "솔로몬 제도에 가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이외에도 원주민들을 위해 최소한의 단어와 그림으로 구성된 "글 없는 전도지"를 계획했고, 주님께서는 필요한 사람들을 붙여 주셔서 심중에 있는 것들을 실현하게 해 주셨다. 그 결과 40개 장면으로 구성된 글 없는 전도지 200부를 제작할 수 있었다.

서너 번 비행기를 갈아타면서 30여 시간 만에 도착한 솔로몬 제도에서의 여정은 첫날부터 하나님의 인도하심의 연속이었다. 우리를 맞이하러 온 루키아 씨는 마침 자신의 친구인 "제트로"라는 이름의 택시 기사와 동행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침례교 목사였다. 그와 얘기를 마쳤을 때는 어느덧 그의 교회에서 주일 오전에 초청받아 설교를 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혔다. 다음 날 또 다른 문이 열렸다. 시장에서 장을 보던 중 상점 주인이 우리가 다른 곳에서 산 달걀을 자신의 가게 달걀로 착각했는데, 곧 자신의 실수임을 알고 거듭 미안해하며 돌아갔다. 그때 괜찮다면서 글 없는 전도지를 건네주었다. 한참 뒤에 거리에서 누군가가 부르기에 돌아보니 그 상점 주인이었다. 자신을 "필립"이라고 소개한 그는 성결교 목사였고, 전도지를 읽어 보니 내용이 좋아서 우리를 찾아왔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복음을 전하러 이곳에 왔다는 얘기를 듣고 자기네 교회에서 설교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침 그 교회는 우리가 오전에 설교하기로 한 교회의 옆 동네에 있었고 그는 제트로 목사와도 아는 사이였다. 이렇게 주일 오후에도 자연스럽게 설교 일정이 잡혔다. 시장에서 돌아왔을 때 여관 사장이 우리가 복음을 전하러 온 것을 알고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가 이곳의 중앙교회라며 한번 가 보라고 위치를 알려 주었다. 그곳에 가려고 택시를 잡았는데 마침 그 택시 기사는 그 교회의 회원이었다. 그는 목사를 잘 안다면서 교회에 데려다 줬을 뿐 아니라 직접 목사를 불러 소개시켜 주기까지 했다. 그렇게 시작된 만남을 계기로 결국 수요 모임의 설교자로 초청받게 되었다.

교회에서 내려와 작은 선착장에 도착한 우리는 배를 타고 섬 주변을 살펴볼 방법을 강구했다. 그런데 뒤에 있던 한 사람이 혹시 배를 타길 원하는지 물어 왔고, 내가 그렇다고 하자 선뜻 자신이 태워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배를 타고 섬 주변을 돌아보면서 "랑아랑아"족이 사는 마을에 접근했을 때였다. 아이들이 사방에서 구경하러 나왔고 환호를 지르며 해안을 따라 우리를 쫓아다녔다.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해 오는 아이도 있었고, 작은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따라오기도 했다. 순간 이들에게 지금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언제 또 기회가 오겠냐는 생각에 배에서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십시오! 그분만이 여러분의 죄를 위해 죽으셨습니다. 회개하십시오. 그분께 나아가면 값없이 구원받을 수 있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갑자기 조용해졌고 다들 설교에 경청했다. 설교가 끝나자 아이들은 박수하며 또 쫓아왔다. 그러자 우리에게 배를 태워 준 청년이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물었고, 우리는 복음을 전하러 온 사람들이라고 소개하자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도 이 마을에 삽니다. 우리는 당신 같은 사람이 필요해요. 내가 아이들을 다 모아줄 수 있으니 내일 우리 마을에 오지 않겠어요?" 놀라운 일이었다. 도착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네 군데에서 설교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다음 날 "조셉"이라는 그 청년을 만나 마을로 들어갔다. 그는 카톨릭 소속의 청년이었는데, 약속대로 마을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모아 주었고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빈 성당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나는 조셉에게 통역을 부탁하고 최대한 쉽게 영어로 복음을 설명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통역 없이도 내 말을 알아듣고 그대로 예수님을 영접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여기에서는 70여 개의 서로 다른 부족어들을 쓰고 있어서, 서로의 소통을 위해 소위 "깨진 영어"(Broken English)라 불리는 "피진어"(pidgin)를 사용하기 때문에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는 영어로도 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다만 교육의 부족으로 글을 읽고 쓰는 것이 어려웠던 것이다. 언어의 장벽이 높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우리는 마을을 누비면서 집집마다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독특하게도 이들에게는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존경하는 정서가 짙게 깔려 있었고, 또한 하던 일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러 왔다고 하면 중단하고 말씀에 경청하는 모습은 마치 우리가 필라델피아 교회 시대로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으면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모여드는 바람에 "즉석에서" 설교를 해야 하는 때도 있었다.

그날 오후, 다음 날 있을 주일 설교를 준비하던 중 하나님께서는 효과적인 설교를 위해 그림이 필요하다는 강박관념을 계속해서 주셨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지옥 그림과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그림을 그렸다. 지옥의 죄인들이 마귀처럼 구더기로 변하는 모습과 예수님께서 놋뱀처럼 들려올려지셔야 했던 장면을 비교하면서, 예수님께서 지옥의 죄인들이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 받으셨음을 강조할 목적이었다.

주일이 되었고, 오전에 제트로 목사가 있는 코나 마을에서 설교했다. 그림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사람들은 지옥의 끔찍한 광경에 고개를 내저으며 지옥에 가고 싶지 않다고 했고, 그런 지옥에 갈 수밖에 없는 자신을 위해 예수님께서 지옥의 고통을 감당하신 그림을 보고 예수님을 영접하겠다며 모두 손을 들었다. 다 같이 영접 기도를 한 뒤에 예수님께서 자신의 몸을 주셨듯이 그들 스스로도 몸을 드려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고 초청하자 전원이 그 초청에 응하여 일어나 앞으로 나왔다. 오후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설교할 기회가 주어졌다. 교회 뜰 앞에서 야외 설교를 하게 되었는데, 하나님께서는 마이크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주셔서 설교 메시지는 마을 전체에 널리 퍼졌고, 몰려든 사람들이 너무 많아 나중에는 헤아리기조차 힘들었을 지경이다. 월요일에는 시장에서, 화요일에는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개인구령을 했다. 수요일에 방문한 교회는 근방에서 가장 큰 교회였다. 더욱이 교회에 나오지 않던 지역 주민들도 몰려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인 목요일에는 안식교에서 운영하는 초등학교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문이 열려, 안식교 교리로는 도저히 구원받을 수 없었던 140여 명의 학생들이 기꺼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이로써 네 개의 교회와 한 개의 학교에서 설교한 결과 480여 명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다. 그것도 정확한 숫자를 셀 수 없어 최소한으로 잡은 수치였다. 개인구령으로는 200여 명을 주님께 이겨올 수 있었다.

솔로몬 제도에서의 기간은 9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주님께서는 단 하루도 낭비케 하지 않으실 만큼 복음의 문을 크게 열어 주셨다. 마치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사람만을 기다리고 계신 것 같았다. 참으로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들이 적다시며 가슴 아파하신 주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는 하얗게 익어 추수만을 기다리는 곡식들이 많다. 복음을 정확하게 증거할 수 있는 믿음의 용사들은 뜨거운 심장으로 복음의 문을 열어 주시라고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런 열정 있는 자들을 찾고 계신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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