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구령이야기 분류

잃어버린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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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1년 08월호>

2001년 6월 17일 일요일 저녁 10시경 앞집 할머니께서 저희 집을 방문하셨습니다. 욕실에서 세수를 하던 저는 조금 먼 곳에서 남편과 할머니의 대화를 들었습니다. “네! 돌아가셨다고요?”하는 남편의 큰 목소리가 집안을 울렸습니다. 그 음성을 듣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은 듯한 멍함과 함께 그만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습니다. 저는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원망했습니다. “아버지, 제가 지금까지 기도하지 않았습니까?” 하면서요. 그러나 그 원망은 오래 갈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주님은 저에게 오래 참아 주셨으니까요. 4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전근으로 낯선 강릉에 이사온 지도 4년째 접어들었습니다. 기대 반, 근심 반으로 이삿짐을 나르던 저희 가족에게 참으로 따뜻한 웃음으로 “우리 잘 지내요.” 하며 반겨주시던 이웃이 있었는데, 앞집의 노부부였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순박한 강원도 분이셨고 작은 밭농사를 부지런히 지으시면서 밭에서 기르신 호박이나 파, 그 밖의 소산물들을 넉넉하게 나눠주시던 분들이었습니다. 저는 그분들에게 부모의 정을 많이 느꼈습니다.
저는 강릉에서 제도 교회를 다니고 있었기에 하나님에 대한 열정만 있었지 지식은 없었는지라(롬 10:1,2)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 예수님께서 나의 삶을 어떻게 바꿔 주셨는지에 대해서만 눈물을 흘리며 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후 진리를 알고 바른 교회로 온 후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저에게 무척이나 부담이 되는 혼이었습니다. 거리에서 구령한 지도 꽤 지난 후에 비로소 저는 할머니에게 성경대로 복음을 전했고 할머니는 복음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전에는 절에 열심이셨던 분이었으니까요. 할머니를 구령한 후에, ‘아! 주님께서 기도에 응답해 주셨구나’ 하는 뿌듯함과 함께 할아버지를 인도하고자 하는 마음을 더욱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그후 할아버지의 심장이 좋지 않으셔서 밭일도 쉬고 계신다는 할머니의 근심어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 마음에 지금 전해야 할 때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며칠 후, 마음을 다지고 성경책을 들고 할아버지를 찾아뵈었지만 마침 할아버지는 외출을 하시는 중이어서 저와 길이 어긋나고 말았습니다. 그후로 저는 할아버지를 몇 번 뵈었지만 “다음에”라는 구실을 대며 이렇게 시간을 보낸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오래 사실 것만 같았습니다. 이제 겨우 62세시니까요.
저는 악하고 어리석은 자입니다.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마 23:39)하신 주의 말씀을 경시했습니다. 입으로만 외쳤습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대비하라.󰡕(딤후 4:2) 하신 그 말씀을 숙고하지 않았습니다. 그 할아버지가 “나”였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혼을 방치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애원하며 간절하게 매달렸을 것입니다. 거리에서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도 복음을 전했건만 4년 여 동안 거의 매일 얼굴을 대하던 내 가장 가까운 이웃의 죽음에 저는 구경만 할 수밖에 없었다니요... 그후로 하나님 앞에서 기도할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훗날 예수님의 얼굴을 어찌 뵈올지 너무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도님들도 아시겠지요. 죄인에게는 예수님밖에는 없다는 것을요. 또다시 예수님의 그 보혈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할아버지가 너무 보고싶습니다. 그 선량한 웃음이 그립습니다. 문 밖을 나서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할아버지 손을 잡고 정말 미안하다고 사죄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 할아버지 집 문 앞에는 할아버지가 쓰시던 물건들이 종이상자에 포장되어 태워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한번 죽은 자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제 방에는 구령일지가 있습니다. 그 구령일지가 한 칸, 두 칸 채워질 때마다 저는 가슴이 뿌듯했고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그 구령일지에 칸이 채워질 때마다 저는 잃어버린 혼을 기억합니다. 저는 할아버지를 제 가슴에 묻었습니다. 제발 할아버지가 60평생 사시는 동안에 딱 한 번이라도 예수님을 구세주로 받아들이셨던 적이 있었으면 하는 한 줄기 가느다란 소망을 가져 봅니다. 형제님, 자매님들, 지금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잃어버린 혼들에게 가서 주저하지 마시고 복음을 전하십시오. 지금까지 주님께서 오래 참으심으로 그들의 생명줄을 잡고 계신 줄 깨달으십시오. 이제 마지막이 옵니다. 예수님께서는 잃어버린 양을 찾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진리를 거부하고 자기의 의로 꽉 찬 사랑하는 남편이 있습니다. 그의 혼이 잃어버린 바 되지 않도록 지금 잠시 기도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생명이 잠깐 보이다가 사라지는 안개라 하신 그 말씀이 골수에 사무칩니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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