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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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1997년 12월호>

어리석고 비천한 내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은 나의 삶을 변화시킨 전능하시고 위대하신 주님께서 얼마나 소중한 일을 나에게 이루어 주셨는지를 간증하기 위해서이다. 소망 없고 연약한 나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바른 진리의 지식으로 성장하게 해 주시며, 주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찬 그리스도인들과 교제하게 해 주신 것은 세상의 지혜로운 자들과 강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기 위함이라 믿는다.

내가 지옥에 갈 수밖에 없는 비참한 죄인이었을 때, 하나님께서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나의 죄값을 모두 치르시고 이미 용서해 주셨다는 것을 믿고, 사망에서 생명으로, 마귀의 자식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옮겨지게 되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지옥의 문턱에 서 있는 가족들이었다.
힘든 생활에 지쳐하시는 부모님께서 하루 빨리 구원받으시기를 간절히 원하는 동시에 제주도에서 홀로 살고 계신 외할머니를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미어졌다. 사람들은 더 여유를 갖고 더 편안한 삶을 살기 위해 과학을 발달시켰지만, 그 과학은 이토록 많은 사람들을 불효자로 만들고 주위를 둘러볼 틈도 없이 무엇인가에 쫓기게 하여, 죽음과 심판에 대해 생각할 여유도 주지 않는 것이다. 거듭나기 전 외할아버지께서 떨리는 필체로 편지를 보내셨을 때, 나는 답장 한 번 보내드리지 않았었고,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매정한 손녀였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되고서는 아직 살아 계신 외할머니라도 반드시 구원받으시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 항상 떠나질 않았다.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편지를 쓰라는 지혜를 주셨다.
그러나 게으른 나는 계속 편지 쓰기를 뒤로 미루었고, 나중에는 할머니의 구원에 대한 간절함마저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정말 내 자신이 한심했고, 그리스도의 심판석에서 나의 이런 행동이 가장 책망받을 것이라는 성령님의 강한 찔림이 오기 시작했다. 또 무엇보다도 안개와 같은 인생의 막바지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께서 구원받지 못하시고 불못에 떨어지는 모습을 상상하니 눈 앞이 아찔해졌다.

니는 먼저 내 언변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편지를 쓸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는 할머니의 침침하신 눈을 생각해 편지지 2줄을 1줄로 하여 커다란 글씨로 쓰기 시작했다.
“할머니, 이렇게 갑자기 편지를 드리게 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은 죄인이고, 그 죄 때문에 죽는데, 하나님께서는 그 죽음 뒤에 반드시 심판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할머니의 모든 죄를 용서하신 분이 계십니다...”
그런데 자꾸만 눈물이 나는 것이었다. 이제야 편지를 보내는 내 자신이 미웠고, 한편으로는 하나님을 모르고 비참하게 살아 오셨던 83세나 되신 분이 이 사실을 믿고 구원받으셔서 주님과 함께 나와 영원히 사셨으면 하는 간절함이 나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 그렇게 7장의 긴 편지를 쓰고 나서 어떻게 할머니의 구원을 확인할 수 있을까 하다가 떠오른 생각이 바로 호출기의 음성 녹음이었다.
“이 사실을 진정으로 믿으신다면 015-...-....를 누르시고, 음악 소리가 나면 2번을 누르시고, 삐소리가 난 후에 ‘그걸 믿는다.’라고 말씀해 주세요.”
내 머리에서 어떻게 이런 기발한 생각이 나왔는지 스스로도 감탄했다. 편지를 보내고 하나님께 기도했지만, 난 사실 이 한 번의 편지로 구원받으실 것이라고는 기대하지도 못했고, 여러 번 편지를 보내야겠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후 친구의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영안실에 가게 되었다. 그분은 30년을 카톨릭 신자로 살아 오셨고 세례명은 미카엘이었다. 그곳을 찾아온 카톨릭 신자들은 줄지어 앉아 “성 베드로여, 미카엘을 위하여 빌으소서...”라고 하며 “성자”라 불리는 이미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20명 이상 거론하며 합창을 하고 있었다. 사람과 하나님 사이에 중보자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딤전 2:5)이라는 말씀을 무시한 채, 중보자가 숫적으로 많으면 죄 사함받지 못한 죄인도 하늘 나라에 들어가게 해 주실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또한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친구의 어머님께서 평온한 얼굴로 “하나님께서 하신 일인데... 좋은 곳으로 갔다고 생각해야지.”라고 말씀하시니, 구원받지 못한 죄인이 죽으면 지옥에 간다는 엄청난 현실을 말할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착잡해진 심정으로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 남은 가족들이라도 구원받기를 기도하고 다시 한 번 외할머니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음성 녹음을 듣는데, 갑자기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 이제 말하세요.”
“민정아, 나 제주도 외할머니여, 전화받았냐? 야, 왜 말을 못 알아듣냐?”
“아니, 그거 사람 나오는 거 아니예요. 녹음되는 거니까 그냥 그걸 믿는다고 말하세요.”
“아이구, 민정아, 얘, 왜 안나오냐. 민정아, 민... 삐삐삐- 딸깍.”
호출기를 사용하실 줄 모르는 할머니께서 이모의 도움을 받아 호출하신 것이었다. 하지만 할머니께서 편지를 읽고 믿으신 것은 분명했다.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렇게 쉽게 구원받으시다니, 이렇게 쉽게... 참으로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함께 기도해 주신 분들의 기도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성경대로 믿는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에 나는 카톨릭 신자였지만 결코 외할머니를 카톨릭 신자로 만들 수 없었다. 할머니께서 사시는 곳은 바닷가 바로 옆 아주 외딴 시골이라 성당이 없었다. 또 연로하신 할머니께 성당에 가서 미사를 보고 고해성사를 하셔야만 지옥에 가지 않는다고 말씀드릴 수도 없었다. (사실 난 카톨릭 교리에 의하면 지옥행이다. 카톨릭에서는 고해성사를 하지 않고 영성체를 받는 것은 지옥에 갈 만한 큰 죄라고 가르치는데, 난 몇 년 동안 고해성사를 하지 않은 채 영성체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성경대로 믿는 그리스도인이 되어 바른 교리와 바른 성경을 알고 난 후 나는 올바른 복음을 할머니께 전할 수 있었고, 하나님께서는 복음의 능력을 통해 할머니를 구원해 주셨다. 할머니께서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의지하셨을 때 주님께서는 할머니를 의롭다 하시고 성전 삼아 주신 것이다.

이제 할머니와 영원히 함께 살게 해 주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 그리고 주님께서 다시 오셔서 만물을 새롭게 하시고, 이 죄 된 육신으로부터 완전히 구속해 주실 영광스런 그 날을 나는 더욱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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