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마귀의 이름들 분류

“빛의 천사”로 가장하는 이 세상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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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3년 05월호>

사탄은 이 세상의 모든 나라들의 권세와 그것들의 영광을 소유한 존재이다(눅 4:6). 사탄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시험하면서 이 사실을 암시했을 때, 주님께서는 그 사실에 대해 전혀 부정하지 않으셨다. 본래 하나님께서는 물리적이고 가시적인 지상의 왕국, 즉 천국에 대한 권리를 인간에게 주시기를 원하셨다. 아담과 노아,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족장들과 다윗, 또 그 이후의 왕들은 바로 이 일을 위해 세움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결국 인간들은 모두 실패해 버렸고, 사탄이 그 권리를 완전히 장악했다. 필자는 언젠가 길거리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하나님께서 계시다면, 왜 악인들이 번성하는 것이죠?”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현재의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모든 시스템을 설계하고 관장하는 존재는 사탄이라고 대답했고, 하나님께서 현 세상의 악인들을 궁극적으로 심판하시는 일은 지금이 아니라 그들이 죽은 뒤에 지옥에서 있을 것이고(히 9:27), 또 그 후 천 년도 더 지나서 영원한 불못에서 있게 될 것이라고 대답해 줬다.


상황이 위와 같기에 주님께서는 세상도, 세상에 있는 것들도 사랑하지 말라고 하셨다(요일 2:15). 우리는 사탄이 관장하고 있는 이 세상으로부터 미움 받는 일이 당연하다는 사실과, 또 세상과 원수 관계가 되지 않으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약 4:4). 주님께서는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일”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으셨으며, 세상을 위해서는 기도조차 하지 않으셨다. 『나는 세상을 위하여는 기도하지 아니하고 다만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나이다. 이는 그들이 아버지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니이다』(요 17:9).


세상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라”는 말이 교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지만,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그런 일들과 전혀 관련이 없다. 물론 과거에는 그리스도인이 가는 곳마다 불의와 불법이 자취를 감추고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살게 되는 등의 선한 일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의 옛 감리교 설교자들이 강력하게 설교할 때면 술집이나 극장이 문을 닫는 일이 왕왕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일들을 사역의 목표로 삼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복음을 설교했을 뿐이었고, 그 후에 그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뒤따랐던 것이다. 만일 그 결과로 폭동이 일어나고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이 더욱 심화되기만 할 뿐이었다고 해도, 즉 그들의 사역의 결과가 “악한 영향력”뿐이었다고 해도 그들이 멈추었을 것 같은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예수님 자신도 분쟁케 하려고 오셨다고 했다(눅 12:51).


무천년주의, 후천년주의를 표방하는 교인들이여, 기독교 정신과 문화를 퍼뜨리고 “선한 영향력”을 끼쳐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왕국이 임하게 하려는” 자들이여, 잘 들으라. 그 일은 불가능하다! 세상의 쇠락은 이미 정해진 미래이며 현재 진행 중이다(고전 7:31). 권위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혹은 절충적인 그 어떤 체제라고 해도 인류에게 결코 유토피아를 선사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지난 인류 역사를 통해 충분히 검증되었다. 그럼에도 마귀는 여전히 어떤 사상이나 기술의 발전을 통해 획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면 그 일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환상으로 사람들을 미혹한다. 그러나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인류의 피를 타고 흐르는 “죄성”의 굴레를 끊어 내는 일 없이는 유토피아란 도래할 수 없다. 장차 재림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을 주관하고 있는 사탄의 머리를 부수시고 만물을 회복시키시며 아담의 타락한 본성을 지닌 죄인들 위에 독재하시기 전까지는 소위 “유토피아”란 것이 건설될 수 없다.


물론 그리스도인이라 해도 세상을 이용할 수는 있다. 필요하다면 세상 대학을 졸업할 수도 있고, 금융 시스템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일들에는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이는 세상을 이용하면 할수록 자칫 “하나님 없이 생각하는 데” 익숙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속한 것들은 궁극적으로 “복음의 광채가 비치지 못하게 하는”(고후 4:4) 역할을 한다. 세상의 학위와 자격을 추구하다 보면 그런 것들이 진로를 보장해 줄 것만 같은 착각이 들기 마련이다. 가계부를 작성하며 수입과 지출을 계산하다 보면 스스로 어떻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지, 어디 돈이 나올 구멍은 없을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새 하나님을 그 계산에서 빠뜨리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이런 식으로 하나님을 점점 잊어버리고, 죽은 이후에 자신의 혼이 어디로 가게 될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비단 믿지 않는 사람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나님을 만날 준비를 하기는커녕,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살아갈 것처럼 사는 성도들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세상에 속한 어떤 것들을 이용해야 한다면, 혹시 그것이 자신의 마음을 좀먹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만일 조금이라도 그러한 낌새가 있다면, 비록 합법적인 일일지라도 그만두는 편이 좋다. 누군가가 잘 이야기한 것처럼, 배가 가라앉는 이유는 물이 주위에 있어서가 아니라, 그 물이 배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즉 당신 주위에 있던 세상이 당신 안으로 들어오면 당신의 믿음은 세상의 죄 속으로 가라앉게 되는 것이다.

빛의 천사로 가장하는 자


사탄은 빛의 천사가 아니지만 그런 것처럼 가장한다. 우리는 그의 또 다른 이름이 “루시퍼”(사 14:12, ‘빛을 나르는 자’라는 뜻)라는 사실로부터, 사탄이 본래 하나님의 빛을 받아 비추는 역할을 했으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추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반역으로 인해 더 이상 그 영광스러운 일을 맡을 수 없게 되었고, 그 역할은 이제 다른 존재에게 넘겨졌다. 바로 『의의 태양』(말 4:2)이신 주님의 빛을 받아 은은하게 반짝이는 달과 같은(솔 6:10) 신부, 곧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게 말이다(빌 2:15). 이러한 측면에서 생각해 볼 때, 사탄이 교회에게 느끼는 시기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클지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사탄은 우리를 미혹하여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사탄은 “거짓 빛”을 따르게 하여 “진짜 빛”을 쫓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그 일을 이루고자 한다. 즉 스스로를 하나님이라고 하여 사탄 자신을 따르게 하는 것이다(cf. 살후 2:4). 성경에서 “천사”라는 말이 “현현” (appearance)을 의미할 때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탄이 자신을 빛의 천사로 가장한다는 것은 “빛이신 하나님처럼” 나타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탄은 결코 “사탄처럼” 오지 않는다. 루이스 S. 췌이퍼가 잘 지적했듯이, 사탄은 오히려 악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나뒹굴며 죽어 가는 술주정뱅이와 몸을 파는 여인과 같은 사람들은 사탄의 걸작품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실패작에 가깝다. 사탄의 진정한 종들은 말쑥하게 차려입고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평판을 가진, 그럴듯하고 정중한 언변을 구사하는 사람이기 마련이다.

빛의 천사로서 가장하는 사탄에게 속지 않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기억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열왕기상 13장에 나오는 하나님의 사람은 이 점을 망각함으로써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은 『빵도 먹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말며, 네가 왔던 길로 돌아가지도 말라.』(왕상 13:9)라는 것이었다. 그는 이 말씀을 잘 기억하고 있었지만, 자신을 선지자라고 소개하는 어떤 노인이 “천사가 전해 준 말”이라면서 그 말씀을 고쳐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거짓말이었다. 결국 그 말에 속아 넘어간 하나님의 사람은 사자에게 찢겨 죽어야 했다. 창세기 3장의 이브도 비슷한 전략에 당하고 말았다. 뱀에게 미혹당한 그녀는 하나님의 말씀을 정확히 인용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 그대로가 “최종권위”가 되어야 한다는 진리, 즉 기록된 말씀 그 자체로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평범한 진리, 이것이야말로 빛의 천사로 가장하는 자의 미혹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꿈”이든 “직통 계시”든 “기도 응답”이든, 그 어떤 목사나 신학자의 말이든 간에, 성경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면 결단코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들이 조금이라도 성경과 배치된다면, 주님께서 시험받으셨을 때 그러하셨던 것처럼 “기록되었으되”라는 말로 물리쳐야 한다. 그들 안에서 속삭이는 사탄을 담대하게 대적해야 한다.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