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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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지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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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1995년 05월호>

북한에 지하교회가 있다는 사실은 인식되고 있었지만, 최근에 북한 성도들이 찬송가와 성경을 손으로 기록한 수첩이 증거로 제시되면서 북한 지하교회의 모습이 드러났다. 지난 4월 1일자 중앙일보에는 북한의 지하교회를 다룬 기사가 실렸다. 60년대 이후로 공식적으로 종교활동이 금지되어 있던 북한에 생생한 기독교의 뿌리가 박해 속에서도 살아있다는 것이 그들의 필사본 찬송가와 필사본 성경들에서 확인되었다. 지금 약 3만 명 정도가 점조직으로 구성되어 각 지역에서 소그룹으로 숨어서 예배를 드린다고 하는데, 오늘날 배교한 한국 교계와 비교해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일어난다.
필자가 군에서 훈련병시절 동료병사들과 함께 기지교회에 가던 일이 기억난다. 주일날이면 의례히 “종교참석” 시간이 주어졌고, 교회에 가는 병사들은 열을 맞춰 행진하면서 군가를 부르며 예배드리러 갔다. 그때마다 “언제나 찬송가를 마음대로 부르며 교회에 갈 수 있을까?” 하며 제한받는 신앙생활을 안타까워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교회에 가면 앉자마자 눈물이 나고 찬송가를 부를 때는 목이 메이던 것을 군에 갔다 온 그리스도인이면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그러다 신병으로 자대에 배치되면 그나마 있던 “종교참석”의 자유도 박탈당하고, 관물함 속에 처박혀 있는 성경 표지만 바라보며 말씀을 상상하기만 한다. 오직 성경을 읽기 위해 아프지도 않은 배를 움켜쥐고 재래식 화장실에 들어가 쭈그리고 앉아 시편 139편을 읽으며 눈물을 참지 못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더 많은 자유와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질수록 성경은 멀어져가고 신앙생활은 의식적인 종교생활로 접어들어가게 되는 것은 인간의 타락한 성품 때문일까?
북한 지하교회의 모습을 다룬 기사를 읽으면서 그들의 순수한 믿음과 열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열일곱 명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입술만 움직이면서 수첩에 베껴둔 성경을 읽고, 또 같은 방법으로 찬송을 부르다가 하나둘씩 흩어진다. 정치적 목적으로 세워진 봉수교회와는 다르게, 마치 로마의 카타콤 같다는 게 그 기사의 내용이었다. 오늘날 대형화되고, 자기 이익을 위해 분열하며, 돈으로 좌지우지되고, 거짓 교리로 만연하여 배도를 위해서 연합하는 부유한 라오디케아 교회 같은 한국 교계는 박해 속에서 순수하게 신앙을 유지하는 이들 앞에서 겸허해져야 하리라.
하지만 필자는 죽음을 무릅쓰고 신앙을 지키는 북한의 지하교회에서 또 다른 커다란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들에겐 순수한 신앙심이 있는 반면, 진리의 지식이 결여되어 있기에 언제든지 거짓 교사들의 거짓 교리에 미혹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온전한 하나님의 말씀이 없다. 북한에 밀반입되는 성경은 변개된 개역성경이고, 그들은 그 성경을 필사해서 쓰고 있다. 좀 괜찮은 것은 5,60년대에 감추어두었던 <구역성경>(개역성경보다 앞선 성경으로 개역성경보다는 킹 제임스 성경의 영향이 있다.)을 복사한 것뿐일 것이다. 이들은 가능하면 남한의 극동방송을 포착하여 듣곤 한다는데, 방송에서 나가는 메시지들은 변질된 복음, 변질된 신학이 무성하다. 최근에 방북한 한 외국 선교사는 냄비에 물을 떠다가 그들에게 “세례”를 주었다 한다. 어두운 밤에 눈덮인 산길을 걸어가서 얼음장을 깨고 침례를 주었다는 소련의 지하교회 성도들과 얼마나 다른가?
작년에 방북한 빌리 그래함은 봉수교회를 보고 감탄만 했지 복음은 전하지 않았다. 어느 시대를 보더라도 제도권에 있는 교회들보다 지하교회의 성도들이 더 신실했다. 그러나 탄압받던 교회에게 제도적인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면 그때부터 타락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교회사를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카타콤의 순수한 신앙도 콘스탄틴 앞에서는 무너져버리고 진짜 알곡은 다시 산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들은 진리의 지식이 없었기에 분별하지 못한 것이다.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들을 위해 더욱 기도할 필요를 느낀다. 박해 속에서도 복음이 확산될 수 있도록, 그들에게 변개되지 않은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지도록, 그들이 진리의 지식으로 더 성장하도록.
이제 남한에서는 “북한선교”를 위해 준비하는 단체들이 많아졌다. 남북통일을 위해서 평화통일희년대성회를 준비하는 교회들은 지난 4월 4일 임진각에서 기도회를 가졌다. 만약 주님이 오시기 전에 남북의 문이 열리면 이같은 가짜 교사들이 대량으로 북한에 들어갈 것이다. 가짜 목사들이 물뿌리러 들어가고, 가짜 성경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판을 칠 것이며, 거짓 교리들이 누룩처럼 퍼질 것이다. 특히 북한 선교를 위해서 제도적으로 준비하다 보면 정부의 힘을 빌리고 비기독교인들과도 연합하게 되는데, 그들은 단순히 민족통일의 차원으로 이 일들을 도울 것이다. 이때 종교는 연합을 하게 되고 이 일을 위해 로마 카톨릭이 앞장을 설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그때 다시금 순수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 땅 속으로 들어가는 북한의 형제들이 생길 것이다. 그런 일들이 닥치더라도 그들이 그 순수한 신앙을 간직하도록, 그들에게 올바른 복음의 조명을 주시도록 기도한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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