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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동평화회의에 대한 평가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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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8년 01월호>

미국의 중동평화회의 개최 배경
미국은 지난 11월 27일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에 있는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동평화회의를 개최했으며, 이스라엘의 숙적 시리아와 중동에서 제1의 친미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아랍연맹과 G7 국가 등 49개국이 참가했다. 이번 회의를 주도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7월부터 중동평화를 위한 협상을 촉구하고 나선 이유는 임기 내내 테러와의 전쟁에 몰입한 나머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잠재우고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업적을 남길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특히 하마스의 득세와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하마스가 가자 지구의 통치권을 장악한 이후, 하마스처럼 이란의 지지를 받는 이슬람 무장세력이 강화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집트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대다수 “수니파” 아랍국가들 역시 이란의 세력 확장을 거부하는 입장이며 또 자국의 이익에 결부된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 중동평화회의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반면 이란은 미국 주도의 중동평화회의를 하루 앞둔 지난 26일 중동 국가가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28일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평화회의와 관련하여, “이스라엘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고, 또한 시리아의 회의 참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중동평화회의를 통해 자신들을 인정하지 않고 점령지에서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하마스를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시키고 온건한 압바스 수반을 앞세워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상을 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아나폴리스 중동평화회의 공동성명
27일 아나폴리스 중동평화회의에서 2008년 말까지 평화협정을 타결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부시 미국 대통령이 낭독했는데, 주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이 이끄는 양측 대표단은 부시 미국 대통령의 후원과 이번 회의 참가자들의 지지 아래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와 안보 속에 공존한다는 2개 국가의 목표 아래, 우리는 기존 합의들에 명시된 대로 모든 핵심 이슈들을 포함한 일체의 현안들을 해결하는 평화협정을 타결하기 위한 성실한 양자협상을 즉각 개시하기로 한다. 우리는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협상을 펼쳐 2008년 말 이전에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기로 한다. 이를 위해 양측 대표단장이 공동으로 이끄는 운영위원회를 설치하며, 이 위원회는 공동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협상팀들이 모든 이슈들을 다루도록 관장, 감독한다. 운영위원회 1차 회의는 2007년 12월 12일 개최한다. 올메르트 총리와 압바스 수반은 협상 진전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협상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격주마다 개최한다. 양측은 2003년 4월 30일 중동평화 4자회담이 제시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한 2개 독립국가 로드맵에 따른 각각의 의무를 즉각 실행할 것을 약속하며, 미국 주도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3자가 참여하는 로드맵 이행 점검 기구를 설립한다. 양측은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로드맵에 따른 의무를 계속 이행하고, 미국은 로드맵에 따른 양측의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 평가한다.」
공동성명에는 이스라엘이 주장한 “유대인 국가”라는 표현과 팔레스타인이 고집한 “1967년에 시작된 점령을 종식한다”는 민감한 문구는 각각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국경선과 동예루살렘의 지위,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 등 핵심 현안들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언급 없이 평화와 안보 속에 공존한다는 2개 국가의 목표 아래, 기존 합의들에 명시된 대로 모든 핵심 이슈들을 포함한 일체의 현안들을 해결하는 평화협정을 타결하기 위해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며 개괄적 원칙만을 담고 있다. 따라서 향후 협상에서 핵심 쟁점들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양자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중동평화회의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평화협상에 대한 전망
미국이 주도한 중동평화회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중동평화 논의에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고 부시 대통령이나 올메르트 총리, 압바스 수반 등은 앞으로의 협상에 대해 낙관론을 펴지만, 앞으로 협상 결과에 따라 새로운 긴장 상황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으며, 앞으로의 협상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들
공동성명에 명시되지 않았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적인 현안들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동예루살렘 문제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핵심 중의 핵심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모두에게 성지로 여겨지는 동예루살렘을 분할할 것인가 또는 공유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팔레스타인인은 지난 1967년 중동전쟁에서 빼앗긴 가자 지구와 요르단 강 서안, 그리고 동예루살렘에 독립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며 특히 예루살렘에 대해서는 개방된 도시로 누구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째, 팔레스타인 난민 및 그 후손의 귀환 문제이다.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이어진 1948년 독립전쟁 당시 팔레스타인에서 쫓겨나거나 스스로 떠난 팔레스타인 난민 및 그 후손에 대한 보상과 귀환에 관한 것이다. 팔레스타인 측은 당연히 난민 및 그 후손이 고향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난민 귀환 요구가 유대 국가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일이다. 팔레스타인 측에서 난민의 전면적인 귀환 요구를 철회할 경우 이스라엘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팔레스타인 난민을 야기한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을 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대두될 수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에익스그룹(Aix Group)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난민 및 그 후손을 재정착시키거나 이들에게 보상하는 데 10년에 걸쳐 최소 550억 달러에서 최대 85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셋째, 국경 확정 문제이다. 이 문제 역시 타결이 쉽지 않은데, 팔레스타인 측은 1967년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차지한 가자 지구와 요르단 강 서안, 그리고 동예루살렘을 모두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요르단 강 서안의 정착지 대부분을 유지하는 대신 이스라엘 내의 다른 땅을 팔레스타인 영토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 차이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조율이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00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중재로 이뤄진 중동평화협상이 결국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동예루살렘과 난민 문제였다. 이 문제은 이번 중동평화회의의 성패를 가늠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 취약한 지지 기반
중동평화회의를 주도한 부시 대통령은 임기 1년을 남겨둔 상태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며, 이번 회의가 중동평화협상의 시작일 뿐이라고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물론 올메르트 총리와 압바스 수반은 모두 국내 정치적으로 지지 기반이 취약한 상황이다.
지난 2000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중재로 이뤄진 중동평화협상 때에 아라파트는 확고한 팔레스타인 측의 대표였지만 그 협상의 결과를 내지 못하고 실패했다. 반면 압바스 수반은 그런 카리스마가 없는 것은 물론,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장악해 팔레스타인은 양분된 상태이며, 하마스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평화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올메르트 총리는 집권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반대를 무릅쓰고 팔레스타인과 협상을 할 경우에는 연정이 무너지고 물러나야 할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동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서쪽 벽(통곡의 벽)에서는 지난 26일 1만 5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아나폴리스 중동평화회의를 규탄하는 시위가 펼쳐졌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보도했다. 또 이스라엘 사람들의 절반 가량은 미국의 중재한 중동평화회의를 실패작으로 평가하고 있다. 11월 29일 <하레츠>에 따르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2%는 아나폴리스 회의가 실패작이라고 답했다. 실패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는 17%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7년 전 당시 협상 파트너였던 전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과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에 비해 허약한 정치 기반을 갖고 있는 양측의 현 지도자들이 위에서 제시한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 온건파와 강경 우파의 대립
27일 회의가 열리는 동안 예루살렘에서는 적어도 1만 명의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이스라엘을 상어 밥으로 던져 주지 말라”는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중동평화회의와 앞으로의 협상에서 팔레스타인의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시위를 벌였다. 올메르트 총리는 작년 레바논 전쟁에서 사실상 졌다는 평가와 여러 건의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직면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한 상태이고, 또한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에 반대하는 우파 진영의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2010년까지인 총리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견해가 많다.
특히 이스라엘의 우파 진영은 팔레스타인과 협상하려는 올메르트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 동예루살렘의 지위에 변경을 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도록 이 문제와 관련된 의회의 의결 정족수를 “3분의 2” 찬성으로 강제하는 법률을 최근 만들었다. 이 때문에 올메르트 총리가 협상을 통해 합의를 한다 할지라도 실제로는 그 합의를 이행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팔레스타인 측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하마스는 압바스 수반이 팔레스타인을 대표할 권한이 없다며 압바스 수반이 주도하는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마스의 하니야 전 총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중동평화회의가 무익하고, 우리의 권리를 침해하는 권고나 결정에는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압바스 수반이 이스라엘과 이루는 합의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압바스 수반은 이스라엘과 이루는 모든 합의를 총투표에 부쳐 추인받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 지구에는 압바스 수반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향후 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할 경우 합의안이 사장되거나 혹은 가자 지구와 요르단 강 서안이 정치적으로 완전히 분리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 반대해 온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번 협상결과를 평가절하하면서 중단 없는 항전을 선언했고, 이스라엘 우파들도 “압바스는 통제력과 권한이 전혀 없다... 그는 예루살렘과 국경 문제 등에 대한 기존 과도한 요구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면서 “이번 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반대파들이 강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압바스 수반이 설령 올메르트 총리와 합의를 이루더라도 이 합의가 이행되기에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결론
마지막 때 평화를 향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나 서로 한치의 양보가 없다. 인간적 노력으로 한 나라의 운명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뜻에 따른 섭리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가장 중요한 이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그들의 힘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군사력이나 경제력으로, 또 UN이나 미국, EU, 로마카톨릭 등에 의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결국 “평화로” 세상을 미혹하고 멸하는 적그리스도에게 속게 될 것이다(단 8:25; 9:27). 그 악한 자가 나타날 때까지는 미국이나 국제사회의 평화 중재는 물론 양측의 평화협정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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