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믿음의 발자취를 따라서 분류

독일에서 만난 로버트 트럼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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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5년 11월호>

필자는 독일어를 전공하면서 독일에서 공부할 기회를 주시라고 하나님께 간구했었다. 그동안 여러 가지 난제들이 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선하신 손길로 독일에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다. 주님께서 인도하신 곳은 구텐베르크의 도시인 마인츠였다. 하지만 학기가 시작하기에 앞서 이곳 독일에서 만나야 할 믿음의 전우가 있었다.
2015년 9월 19일 오전 8시. 슈투트가르트(Stuttgart)로 향하는 기차 EC113편을 타고서 오전 10시에 도착한 중앙역에서 만난 사람은 로버트 트럼프(Robert Trump) 선교사였다. 우리는 곧바로 에슬링겐(Esslingen)이라는 슈투트가르트 근교 소도시로 이동하였는데 토요일 오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때마침 지역 행사가 있었는지 온 동네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듯 했다. 우리는 이동하면서 그곳 사람들에게 칙(Chick) 만화 전도지를 나누어 주었다. 거리설교 장소는 작은 분수대 광장이었다. 주말에는 거리가 보행자 구역이고, 건물이 길을 따라 조밀하게 펼쳐져 있는 유럽의 특성 덕에 설교는 육성으로 했다.
트럼프 형제의 첫 설교가 끝나자, 나 역시 트럼프 형제에게 미리 보내어 수정을 받은 "독일어 거리설교문"을 토대로 설교를 하기 시작했다. 마을에 동양인은 필자 혼자였는데, 이런 낯선 이방인이 독일어로 외쳤다. 『네가 네 입으로 주 예수를 시인하고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들로부터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롬 10:9).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은 그렇게 약 40분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어야 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사뭇 대조적이었다. 독일어로 설교하는 동양인을 보고서 놀란 표정으로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무리지어 길을 가로막고 방해하던 사람들도 있었고, 뒤에서 조롱하며 흉내내던 사람들도 있었다. 어찌 되었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관심을 표명한 것만큼은 분명했다.
그날 오후 트럼프 형제의 집으로 돌아와 거리설교 때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얘기하자 형제는 "본래 독일 사람들은 눈길도 안 주고 사람 취급도 안 하는데 이번처럼 많은 사람이 복음을 경청했던 경우는 흔치 않다."고 했다.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든, 아예 반응이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했다. 본래 독일 사람들은 거리설교 하는 것을 보면 인상을 쓰면서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고 한다. 이것이 독일의 현 주소이다. 필자는 그때 그 거리설교를 계기로 복음을 전할 때 쓰면 좋은 독일어 표현을 여러 가지 공부할 수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구원 간증과 가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국인인 트럼프 형제는 18살 무렵 성경을 구하여 방에서 혼자 읽다가 아버지께 들켜 집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그 일로 그는 하나님의 말씀에 더욱더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말씀을 읽으며 성경이 진리임을 깨달은 그는 자신의 몸을 하나님께 바치겠노라고 결심한 후 럭크만 목사님께서 가르치시는 펜사콜라성경신학원(Pensacola Bible Institute, 이하 PBI)으로 직행했다. 형제는 PBI에서 성경적 지식들을 확립했으며, 또 본래 언어에 관심이 많았던 터에 독일어를 독학하다가 본격적으로 전문기관에서 공부하여 독일어능력공인시험(Zertifikat Deutsch)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A2를 획득했다. 이후 형제의 발걸음은 독일어권 국가로 향했다. 스위스, 오스트리아에서 단기로 선교 활동을 지원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독일에 선교사로 파송된 상태이다. 트럼프 선교사는 독일어를 지금도 공부하고 있으며, 독일어를 매우 유창히 구사할 줄 안다.
내가 보기에 트럼프 형제는 진리의 말씀을 갈구하는 사람 찾기가 마치 모래알 속에서 진주를 찾는 것만큼이나 힘든 곳에서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친 하나님의 종이자 복음 전파자요 믿음의 전사였다.
나는 트럼프 형제에게 우리 성경침례교회의 사역에 대해 간증했다. 형제는 성경침례교회와 한국에 있는 각 지역 교회들, 우리를 지원하는 손길들과 우리가 지원하는 선교사들, 30여 개에 이르는 거리설교팀에 대한 소식을 듣고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송오 목사님께서 우리가 럭크만 목사님의 책들로 인해 많은 시간을 절약했고 그분의 향상된 계시를 통해 사역의 지경을 넓히게 되었기에 이 은혜를 갚을 수 있는 방법의 일환으로 선교사들을 지원하는 것임을 말해 주니, 형제 역시 그 마음을 이해하겠노라고 했다. 특히 이렇게 많은 거리설교팀들이 매주 거리로 나가서 복음을 전하고 매월 평균 2,000여 명의 혼들을 하나님께로 이겨온다는 사실에 형제는 큰 소리로 아멘 하며 기뻐했다.
말씀보존학회가 지금까지 출간한 240여 가지의 진리의 서적들과 다양한 성경들을 이야기하며 <럭크만 주석성경>을 보여 주었더니, 형제는 물론 그의 자매까지도 달려와 유심히 살펴보는 관심을 보였다. 이송오 목사님께서 사역을 시작하신 이래 매일같이 성경이 보급되고 있다는 간증도 함께 나누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크리스찬중고등학교와 킹제임스성경신학교 사역과, 또 다음 날 새벽 성경침례교회의 오후 예배 인터넷 생방송도 잠시 소개해 줬는데, 지난 20여 년간 성경침례교회에 위탁하여 주신 사역들과 성도들이 이 사역을 함께 감당하고 있음에 형제는 크게 도전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는 독일어 성경과 성경공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1545년 마틴 루터는 변개되지 않은 필사본에 기초하여 <루터성경>(Die Lutherbibel)을 펴냈다. 루터성경은 곧 독일어의 기준으로 자리잡으면서 현대 독일어의 바탕이 되었다. 하지만 루터가 성경 번역시 사용했던 헬라어 표준원문(Textus Receptus)의 조각들은 아직 <킹제임스성경> 번역 당시만큼 모두 모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형제는 독일어 성경이 <한글킹제임스성경>처럼 영어 <킹제임스성경>에서 번역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형제는 나름대로 영독 대역성경을 스스로 제작했는데, 우리의 한영대역 성경을 살펴보면서 디자인과 종이의 질에 큰 부러움을 나타냈다.
독일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에 관심 있는 사람을 모아서 성경공부를 시작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한다. 이곳 독일에서도 복음을 전하면 교회를 다니라고 생각하거나 종교를 가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고,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역사적으로 이 땅에 오셨다는 사실마저 부인하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한 혼을 이겨오는 것은 실로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구원받은 혼들과 말씀에 갈급한 혼들을 모아 성경공부 모임을 시작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된다. 현재 트럼프 형제의 영어 수업에 참석하는 7명 남짓의 독일인들을 구령하여 그들과 함께 성경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형제의 기도제목이다.
이곳 독일은 바른 교리에 기초한 서적도 현저히 부족하다. 필요한 자료가 독일어로 번역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미 번역이 된 자료들도 번역의 질이 낮은 경우가 태반이어서 형제가 직접 번역할 때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독일 사람들은 학문적인 틀을 갖춘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형제는 내년에 세미나 형식으로 강연회를 가질 구상을 하고 있었다. 학문적인 형식을 빌려 대중에게 다가가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트럼프 형제는 하나부터 열까지 필자에게 친절과 정성을 다해 주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교제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형제와 함께 있는 동안, 종교개혁의 불꽃이 피어올랐던 독일 땅이 진리의 꽃 한 송이 필 수 없는 영적 황무지가 되었기에 이제는 오히려 타국에서 오는 선교사들을 필요로 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한국에 있는 성경대로 믿는 사람들처럼 올바른 믿음을 후대에 온전히 전수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되었다.
이 척박한 땅에서 외로이 믿음의 싸움을 싸우고 있는 선교사들의 노고와 고민을 형제와 나누며 기도로 도울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모든 찬양과 영광을 돌려드린다. 만일 서울크리스찬중고등학교와 킹제임스성경신학교에서 공부하며 영적 지식 함양과 영적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면, 나는 이곳에 와서도 다른 세상 사람들처럼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생의 자랑을 위해서만 시간을 허비했을 것이다. 내가 바른 교회에서 영과 진리로 경배드리며 자랄 수 있도록 해주신 하나님, 독일에 교환학생으로 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셔서 로버트 트럼프 선교사와 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드리며, 특히 개인적으로 이송오 목사님께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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