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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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들의 선지자 윌리엄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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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9년 04월호>

“20세기에 만연하게 될 가장 큰 위험은 성령님께서 부재하신 종교, 그리스도께서 부재하신 기독교, 참된 회개가 없는 용서와 거듭남이 없는 구원, 하나님이 배제된 정치 그리고 지옥 없는 복음이 될 것이다.” 이 “예언”은 당시에 변질된 복음과 종교 행위로 가득 찬 쭉정이들의 교회들 그리고 하나님의 공의와 진리가 무너져 전혀 갈피를 못 잡는 위정자들의 앞날을 정확히 예측했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큰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 날카로운 예언의 주인공은 바로 필라델피아 교회 시대에 열정적으로 사역하면서 “가난한 자들의 선지자”로 불렸던 믿음의 용사, 곧 우리에게는 구세군의 창립자로 잘 알려진 “윌리엄 부스”(William Booth, 1829-1912)이다. 본래의 창립 목적과 정체성을 상실한 채 하나의 자선 단체로 전락해 버린 현대 구세군과는 달리, 초창기의 구세군은 군대 대장이신 주님의 명령(마 28:19,20)을 신실하게 수행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군사들”이었다. 그 선봉에서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믿음의 영웅이 다름 아닌 부스 장군이었던 것이다.



1829년 영국 노팅엄의 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부스는 열세 살이 되던 해 부친의 기업이 부도나는 바람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가족의 생계유지에 일조하고자 전당포 수습생 신분으로 일터에 뛰어들었다.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았던 생업 현장에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낸 지 1년이 채 되지도 않은 어느 날, 설상가상으로 그의 부친마저 세상을 떠났는데, 당시 열네 살 소년에 불과했던 부스의 마음에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보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더 크게 다가왔었다. 아버지를 향한 애도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생전 처음으로 죽음 앞에서 무서워 떨었던 것이다. 그처럼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나날을 보내야 했던 그는 어느 날 우연찮게 한 감리교 집회에 참석했다가, 그곳에서 회심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세주로 영접했고, 모든 불안감을 떨치고 일어나서(시 23:4) 자신의 모든 것을 주 하나님께 내어 드리겠다는 결심도 했다. 이때가 그의 나이 열다섯 살이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 이후로 부스는 세상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렸고, 자신의 몸을 거룩한 산 제물로 하나님께 내어 드리는(롬 12:1) 일에만 열중하기 시작했다. 교회의 여러 사역들 중에서도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열정적이었던 그는 미국의 한 선교사가 노팅엄에서 인도한 어느 부흥 집회에서, 복음을 전할 때 적절한 수단들이 더해지면 구령의 열매가 더욱 풍성해지는 것을 목도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몇몇 동역자들과 함께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모임을 창설하게 되었는데, 비록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시작했지만, 군대식 체계 속에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수단들, 이를테면 야간까지 계속되는 집회, 생동감 있는 찬양, 심방 등을 동원하여 주변 지역을 서서히 복음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역의 주된 대상이 뚜쟁이, 죄수, 창녀, 주정뱅이 등과 같은 사회 하층민들인 데다가, 복음 전파에는 적합하지 않게 인식되었던 “보조 수단”까지 동원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스는 『무슨 방법으로 하든지 전파되는 것은 그리스도』(빌 1:18)이시므로 반대파의 비판에 주눅 들지 않고 계속해서 복음을 전파해 나갔는데, 이런 경험이 훗날 구세군 창립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처음에 부스는 감리교 교단에 속해 있었지만, 감리교식 복음이 아닌 성경에 입각한 올바른 복음(고전 15:1-4)을 “어느 누구에게나”(앞서 언급한 부랑아, 거지, 뚜쟁이, 죄수, 창녀, 주정뱅이 등에 이르기까지) 전했다는 이유로 교단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았던 그는 런던 시내에서 그의 동료들과 함께 거리설교를 했으며,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씩을 구령하는 놀라운 열매를 맺었다. 즉 당시에 그리스도인으로 자처하는 자들의 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자신의 주인이 기뻐하시는 일만 묵묵히 수행했던 것이다. 『내가 이제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랴? 아니면 하나님께 사랴? 아니면 내가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고 하겠느냐? 내가 아직도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고 한다면 나는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 1:10). 사실상 당시의 영국 교회는 부유하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사람들만 갈 수 있는 곳이었고, 가난하고 배우지도 못한 도시 근로자들과 빈민들은 그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했다. 부스는 교회가 빈민 계층의 사람들에게도 열려 있는 곳이기를 원했으나 교회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그는 1878년에 그들을 위한 새로운 단체, 곧 구세군을 창설하여 사역의 지경을 더욱 넓혀 갔다. 사역에 있어서 탄력을 받은 구세군은 10년도 채 안 되어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로 뻗어 나갔고, 이로 인해 세계 각지에서 더 많은 혼들을 주님께로 이겨올 수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훌륭한 군사로서』(딤후 2:3) 수많은 고난과 박해를 견뎌 내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사역에 힘을 쏟았던 부스는 어느덧 백발의 노장이 되어 있었다. 구세군이 창립된 지 26년이 지난 1904년 어느 날, 영국의 국왕 에드워드 7세가 부스를 버킹엄 궁전에 초대하여 그가 수십 년간 겪었던 노고를 치하하며 이렇게 말했다. “부스 장군, 당신은 매우 훌륭한 일을 하셨소. 참으로 위대하시오. 수십 년간의 고난을 극복한 장군께 경의를 표하는 바요.” 그러면서 왕은 부스에게 방명록에 글을 남겨 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는 자신의 생을 요약하면서 이렇게 썼다. “폐하, 어떤 이의 야망은 예술이고, 어떤 이의 야망은 명성이며, 어떤 이의 야망은 돈입니다. 하지만 저의 야망은 오직 한 사람의 혼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이겨오는 것입니다.” 그는 진정으로 “혼의 가치”(막 8:36)를 알고 있는 현명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부스의 생애를 회고할 때 오해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그가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였던 이유가 그들의 복지 증진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가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는 “부차적인” 사역을 수행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빈민들을 향한 그의 최우선적 목표는 복음의 문턱에는 접근조차 해 보지 못한 채 지옥으로 달려가는 그 혼들을 주님께로 이겨오는 것이었다. 실제로 당시의 빈곤층은 사회 분위기상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었다. 또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부스가 올바른 성경에 대한 분별력도 지니고 있었기에 평생 동안 <킹제임스성경>만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그는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바른 성경에서 비롯된 순수한 “믿음”을 결합시킬 수 있었고,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 그 “믿음의 발자취”가 오늘날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윌리엄 부스가 83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을 때, 바첼 린세이는 이 십자가 군병을 위한 가장 훌륭한 비문을 이렇게 기록했다. ?부스는 커다란 베이스 드럼을 들고 “당신은 어린양의 피로 씻김을 받았는가?”라는 찬송을 인도했다. 사람들은 진지한 미소를 띠면서 “그가 온다! ‘당신은 어린양의 피로 씻김을 받았는가?’라고 외치는 그 사람이 온다!”라고 말했다. 거리를 방황하던 문둥병자들이 그 행렬을 따라갔고, 휘청거리던 주정뱅이들은 어두운 시궁창에서 기어 나왔다. 뒷골목에서는 마약으로 얼굴이 창백해져 있는 매춘부들이 술 냄새를 풍기며 따라나섰다. 심지어 세상의 더러운 죄악으로 찌들어 있던 성도들도 죽은 행실들로 인한 악취를 풍기면서 행렬에 참가했다. “당신은 어린양의 피로 씻김을 받았는가?” 때때로 부스는 행렬을 멈추고 기도하면서도 “어린양의 피로 씻김을 받았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깃발이 휘날리는 하늘을 향해 그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무릎 꿇고 있는 죄인들의 행렬 속으로 그의 용사 부스를 위해 흰옷과 면류관을 들고 부드럽게 내려오셨고, 그는 그 거룩한 지성소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왕이신 예수님과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보고 있었다. “당신은 어린양의 피로 씻김을 받았는가?”?

사실 부스는 구원받은 지 2년이 되던 어느 날, 곧 주님을 위해 한창 열정을 불태우며 살아가던 열일곱 살 때 의사로부터 절망적인 이야기를 들었었다. “이런 병약한 몸으로 계속 사역에 임한다면 1년 후에는 사망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을 향한 열정에 사로잡힌 부스는 순교자의 각오로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더욱 매진했고 무려 66년을 더 살 수 있었다. 한때 죽음 앞에서 두려워 떨었던 나약한 한 소년이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품고 죽음을 불사하면서까지 가는 곳곳마다 그 말씀을 실천했을 때, 주님께서는 인간의 관점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그 위대한 일을 그의 생애를 통해 이루어 주신 것이다. 부스는 말년에 다음과 같이 간증했다. “내가 젊었을 때 의사가 나를 버렸으므로 나도 의사를 버렸다. 그 후로는 전능하신 하나님만 의지했다. 바로 이 믿음이 나를 오늘까지 지켜 준 것이다!”

윌리엄 부스가 남긴 뜨거운 믿음의 발자취는 미지근한 신앙이 주류가 되어 버린 이 배교한 마지막 교회 시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매우 큰 도전을 주고 있다. “당신은 어린양의 피로 씻김을 받았는가?” 그렇다면 그 피를 죄인들에게 전파하는 일을 주저하지 말라. 부스가 남긴 믿음의 발자취를 따라 주님께서 위탁하신 일을 신실하게 수행한다면,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놀라운 방법으로 우리의 삶을 이끌어 주실 것이다. “여인들이 지금처럼 울고 있는 동안 나는 싸우리라! 가난한 아이들이 지금처럼 굶주리고 있는 동안 나는 계속해서 싸우리라! 남자들이 지금처럼 감옥을 들락거리는 동안 나는 싸우리라! 어둠의 자식들이 단 하나라도 하나님의 밝은 빛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동안 나는 싸우고, 또 싸우리라! 마지막까지!”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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