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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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하지만 강했던 여인 글래디스 아일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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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6년 07월호>

이 글은, 가진 게 "믿음"밖에 없었던 한 여인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루신 일들에 관한 간증이다. 그녀의 이름은 글래디스 아일워드(Gladys Aylward, 1902-1970)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혈혈단신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담대히 복음을 전했던 그녀의 사역은 유럽과 미국 전역에 알려져 수십 년간 많은 이들에게 큰 도전을 주었다. 그녀는 100명가량의 고아들을 전쟁의 포화 속에서 380km 떨어진 곳으로 안전하게 피난시켰고, 교도소, 한센병 환자촌 등 주님께서 가라고 하시면 어디든지 갔던 복음의 용사였다.
152cm의 키에 특별할 것 없는 외모를 가진 그녀는 어느 평범한 가정의 장녀로 태어났다. 학창 시절에는 성적이 좋지 않았고 몸도 약하여 14살이 되던 해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 후 가정부로 일하면서 저녁에는 연극학교에 다니며 배우의 꿈을 품기도 했다. 그랬던 그녀가 구원받은 때는 23살이었는데, 시내에 놀러 갔다가 우연찮게 인파에 떠밀려 들어간 교회에서 복음을 들었다. 그때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고, 하나님께서 자기의 몸을 그분의 뜻에 드리길 원하신다는 것을 확신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일워드는 중국에 관한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현재 광활한 중국의 대지 위로 비행기가 날아다니지만 그곳의 수백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은 복음을 듣지 못했습니다!" 이 문구를 읽은 그녀는 "누군가가 중국에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졌고, 직접 그 사람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신앙이 있다고 알려진 목사, 의사, 은행가, 변호사 등 여러 면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찾아가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거대한 대륙"에 대해 알렸다. 그러나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자, 마지막으로 육군에서 군악대로 활동하고 있던 자신의 남동생을 설득하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남동생 로렌스는 "그런 건 부양할 식구가 없는 '노처녀들'이나 할 일이지! 누나가 직접 가지 그래!" 하고 쏘아붙였다. 그때까지 아일워드는 몸도 약하고 영리하지도 않은 자신을 주님께서 보내실 거라고는 추호도 생각지 않았는데, 그 말을 들은 뒤 며칠간 큰 충격에 빠졌다. 그녀는 끝내 하나님께 항복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말하는 것밖에 없었지만, 자신이 직접 중국으로 가서 주님을 위해 입을 열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아일워드는 곧바로 "중국내륙선교회"에서 운영하는 선교사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나 3개월의 과정을 마쳤을 즈음, 졸업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는데 중국어 성적이 크게 미달되었기 때문이다. 상심이 컸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확신이 수그러들지는 않았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중국으로 가는 길이 막혔지만, 그때마다 성령께서는 그녀에게 "성경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넣어 주셨다. 이에 성경을 꾸준히 읽어 나갔던 그녀는 아브라함과 모세의 부르심에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고향을 떠나 낯선 땅으로 갔던 아브라함과, 오랜 은둔 생활을 끝내고 이집트의 세력에 맞서야 했던 모세는 모두 자신의 안위를 포기하고 하나님만 전적으로 신뢰했던 것이다. 그녀는 주님께서 자신을 부르신다면 순종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작은 안락과 안전마저도 포기해야 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사람을 신뢰하지 않고 중국에 갈 여비를 직접 마련하기로 결심하고 런던에서 다시 가정부 일을 시작했다. 어느 날 느헤미야서를 읽고 있던 그녀는 "예루살렘에 관한 나쁜 소식을 듣고 통곡하던 느헤미야"의 심정에 깊이 공감했다. 그처럼 자신도 고용주에 매여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였던 것이다. 그러나 2장을 읽으면서는 자신도 모르게 "결국 가게 됐네!" 하고 소리쳤다. 그때 그녀의 마음속으로 이런 음성이 들려오는 듯했다. "글래디스 아일워드야, 느헤미야의 하나님은 너의 하나님이냐? 그러면 느헤미야처럼 가라." 그녀는 대답했다. "하지만 저는 느헤미야가 아닙니다." 그러자 그 음성은 "그렇다. 그러나 나는 느헤미야의 하나님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하나님의 진격 명령이 떨어진 이상, 그녀를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바로 그 자리에서 성경과 자기의 전 재산 2펜스 반을 내려놓고 무릎을 꿇었다. "하나님, 여기에 제가 다른 이들에게 간절히 전해 주고 싶은 성경이 있고, 날마다 새로운 약속을 주는 말씀과 2펜스 반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이것을 가지고 중국에 가겠습니다." 바로 그때 초인종이 울리더니 여주인이 들어와 2펜스 반의 12배가 넘는 3실링을 주었다. 그 후로도 몇 달 동안 선하신 하나님의 손길(느 2:18)을 통해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고, 1년이 채 되기 전에 당시 47파운드 10실링이나 되는 "톈진행 편도 열차표"를 살 수 있었다.
이렇듯 하나님만을 의지함으로써 수천 킬로 떨어진 중국에 도착한 아일워드는, 그 사역의 시작부터 하나님의 도우심을 입었던 것이다. 처음에 그녀는 양청에서 여관을 꾸리며 노새꾼들에게 복음을 전했던 로손 부인 밑에서 중국어를 배워 나갔고, 몇 달 후 부인이 임종하면서 그 부인의 일을 이어가게 되었다. 얼마 후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여자들의 발을 꽁꽁 묶어 놓는 전족풍습에 대해 금지령을 내렸는데, 담당 관리는 여자들의 발을 검사하는 수행관으로 아일워드를 임명했다. 여자의 발을 남자가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관리에게 그 일을 하면서 복음을 전할 것이라고 담대하게 말했다. 그리하여 군인들의 호위를 보장받고 보수를 받으면서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중국에는 아이를 사고파는 악습이 있었는데, 그녀 역시 어떤 걸인으로부터 떠밀려서 한 여자아이를 사게 됐다. 이를 기점으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고아들이 여관으로 모여들었고, 그녀는 그들을 돌보며 성경과 찬송을 가르쳤다. 양청 지역이 중일 전쟁에 휘말리면서 위험에 빠진 순간도 있었으나 그녀는 아이들을 장제스 부인이 운영하는 고아원으로 무사히 피신시켰다. 그들 중 추엔이라는 소년은 부족할 것 없는, 한 의사의 집에 입양되었지만 복음전파자로 헌신하여 다시 양청으로 돌아갔다. 신발도 없이 청진기 하나만 가지고 떠난 그를 다시 만나진 못했지만, 후일 양청에서 공산주의자들이 금지한 침례를 베푸는 청년 의사에 관한 소문은 들을 수 있었다.
중일 전쟁 기간에 아일워드는 교도소 수감자들, 한센병 환자들, 피난민들을 돌보며 복음을 전파했는데, 한번은 이름도 모르는 도시에서 몇 개월 동안 피난민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던 중 그 도시 전체에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가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사실 그것은 이후에 있을, 그리스도인에 대한 대대적인 핍박을 대비한 하나님의 예비하심이었다. 즉 공산당이 대학교를 장악하여 그들에게 반대하는 자들을 추려 내기 시작했는데, 당시는 5백 명에 달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성경을 배우기 시작하던 때였고 그중 2백여 명이 공개적으로 공산당의 노선에 반대했다. 그녀의 증언에 따르면, 몇 달 동안 그 2백여 명에게 "끔찍한 모욕"이 가해졌고 3백여 명에게는 일자리를 주겠다는 회유책이 제시됐다고 한다. 그런 다음 공산당 정부에 찬성하는지를 묻는 설문지가 배포되었는데,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전부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학생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기도 모임을 중단하지 않았고, 그것이 그런 용기의 원동력이 되었다. 결국 3개월의 사상 교육이 행해진 끝에, 마지막까지 믿음을 표명한 200여 명의 학생들은 장터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그들은 자기들의 믿음을 부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지만, 친구들의 죽음을 지켜본 마지막 학생에 이르기까지 모두 주저함 없이 예수님을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그중 한 여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살아 계시고 성경이 진리라고 배웠습니다. 지난 3개월간 당국의 사상 교육을 받았음에도, 예수 그리스도께서 살아 계시고 성경이 진리라는 것에 대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이로써 그들은 참수를 당했고, 더 이상 어떠한 고통도 없는 하늘 본향으로 곧장 들어갈 수 있었다.
이외에도 하나님께서는 그녀를 통해 많은 놀라운 열매들을 맺게 하셨는데, 이것은 그녀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예!" 하고 응답한 결과였다. 언젠가 글래디스 아일워드는 이렇게 고백했다. "하나님께서 처음에 계획하신 사람은 내가 아니었습니다. 누군지는 몰라도 틀림없이 남자였을 것입니다. 그것도 재능 많고, 교육도 많이 받은 남자! 그러나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죽었거나 부르심을 거절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더 낮은 곳을 내려다보신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글래디스 아일워드를 찾으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그래, 그녀라면 갈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녀의 간증은, 오히려 "많이" 가져서 부르심에 기꺼이 순종하지 않는 이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혜로운 자들"을 부끄럽게 만드시는 하나님께 자신의 "어리석음"마저도 모두 드릴 수 있는 "헌신"이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어리석은 것들을 선택하심은 지혜로운 자들로 부끄럽게 하시려는 것이요, 하나님께서 세상의 약한 것들을 선택하심은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려는 것이라』(고전 1:27).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