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나는 이렇게 성경대로 믿는 사람이 되었다 분류

기나긴 방황 끝에 진리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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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6년 11월호>

1975년 2월, 나는 대학 입학시험 합격자 발표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금의 세종로의 한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동창생 하나가 나타나서 밑도 끝도 없이 "나랑 교회에 가 보지 않을래?" 하는 것이었다. 난 별생각 없이 "그래, 가 보자."라고 대답했다. 그가 나를 데리고 간 곳은 "구원파"(권신찬 목사)에서 매주 예배를 보는 장소였다. 그곳에서 난생 처음 하나님과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듣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진리를 찾는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구원받은 것은 그해 3월 중순 어느 금요일 저녁에 한 청년이 전해 준 거듭남에 대한 말씀 덕분이었다. 그는 요한복음 3장을 비롯하여 이사야서의 임마누엘에 대한 구약의 예언과 다른 여러 성경 구절들을 보여 주면서, 그 예언을 성취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시어 십자가에서 피흘려 돌아가심으로써 믿는 자들을 위한 죄사함을 이루셨다는 말을 해 주었다. 그렇게 해서 그리스도를 통해 지옥의 형벌을 면제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죄에 대한 형벌이 매우 심각하게 느껴졌고,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을 통해 내 죄가 씻어졌다는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날 저녁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믿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 후로 약 6개월간 그곳에 다니면서 진리에 대한 갈급함으로 그 단체가 주관하는 모임을 죄다 따라다녔음에도, 그 이상은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구원이라는 단 하나의 주제 외에는 나 자신을 성경적 진리로 이끌어 줄 만한 어떤 것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구원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인류의 모든 죄를 도말했다는 진리를 너무 비약시킨 나머지 "어떠한 죄를 지어도 괜찮다"는 식의 허황된 거짓 교리를 사람들의 생각 속에 심었다. 이것은 사람들이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게 함으로써 아무 거리낌 없이 대담하게 죄를 짓도록 만드는 아주 위험한 이단 교리이다. 선과 악의 경계를 허물어서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 사탄의 전형적인 계략인데, 그래서인지 마귀의 술책에 사로잡힌 그 집단의 처참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수차례 목격할 수 있었다.

결국 그곳에서 빠져나오긴 했지만, 나온 이후로도 은사주의자들의 집단에서 보낸 세월이 짧지 않았기에 본 글에 모두 담을 수 없는 복잡다단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한마디로 주님께 온전히 드렸어야 할 젊음의 날들을 사탄의 그늘 아래서 방황하며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생의 자랑을 쫓다가 "반쯤 죽은 채로" 버려진 상태가 되고 만 것이다(눅 10:30). 이 땅의 어떤 "제사장"(로마카톨릭 사제들)이나 "레위인"(종교 지도자들)도 이 "반쯤 죽은 자"와 같은 나를 고칠 수 있는 능력이나 사랑이 없었기에, 그들은 모두 나를 외면했다. 구원은 받았을지라도 성경대로 믿고 실행하는 올바른 교회를 만나 성장하지 못하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나는 지나온 삶을 통해 뼈저리게 경험할 수 있었다. 어떤 이는 10년을, 또 어떤 이는 20년을, 그리고 나는 "40년"의 세월을 잃어버렸다. 20세에 시작한 믿음의 발걸음은, 60세가 되기까지 참으로 긴 방황의 터널을 통과해야 했던 것이다. 일주일 정도면 쉽게 갈 수 있는 카나안 땅으로의 여정을 40여 년 동안 광야에서 헤맸던 이스라엘 민족처럼 말이다.

오늘날 내가 진리에 눈을 뜰 수 있게 된 것은 가족들 덕분이었다. 나는 미국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는데, 그녀에게는 "<킹제임스성경>이 바른 성경이다."라는 믿음이 있었다. 아내가 <킹제임스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할 때마다 나는 "<킹제임스성경>은 고어체 영어라 읽기도 힘들어."라는 말로 타일렀다. 아내와의 논쟁의 중심은 늘 성경이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그러면 다른 모든 성경이 다 잘못되었다는 말인가? 다른 성경에도 성경의 핵심 내용이 다 들어 있고 그것을 통해 구원받을 수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 나의 지론이었다. 그러던 중 2014년 7월 말, 시애틀에서 서울로 가는 대한항공 비행기에 몸을 실은 적이 있었다. 성경침례교회의 여름수련회에 참석하기 위해 먼저 한국에 가 있던 아내의 부탁을 들어 주기 위함이었다. 사실 내키진 않았지만, "그 교회의 성도도 아닌데 수련회에는 왜 참석해야 하는 거야?"라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희한하게도 수련회에 참석하기로 하고 방문 일정을 잡고 나자 갑자기 큰 사건들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난데없는 소송 사건에 휘말렸고 집 하수도가 터져 수리해야 하는 등, 정신을 쏙 빼놓는 일들이 출국 전날 밤까지 지속되었다. 돌이켜 보면 그것은 마귀의 공격이었음이 분명했다. 서울에서는 아내와 아들 내외가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다. 어쨌든 이 모든 일들을 뒤로한 채, 나는 예정대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때 책 한 권을 손에 쥐고 있었는데, 일전에 아들이 보내 준 것으로서 피터 럭크만 목사의 저서인 <하나님의 나라와 천국>이었다. 그 책을 보면서 보낸 약 10시간의 비행시간은 지루함 없이 흘러갔다. 약 40년 전 십자가를 통한 주님의 구원 계획을 처음 알았을 때의 흥분처럼, 이 책을 통해 성경에 대해 눈이 뜨이는 전율과 감동이 마음속에 복받쳤기 때문이다. 특히 "왕국(Kingdom)의 완성이 거룩한 성경의 주제이다."라는 문구는 충격 그 자체였다. "천국"과 "하나님의 나라"는 진리를 올바로 나누어 공부하지 않으면(딤후 2:15) 절대로 알 수 없는 주제이다. 제도권 교회들에서도 간혹 구원받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나, 그들은 결국 진리의 지식을 통해 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여 고사해 버리고 만다. 변개된 성경으로는 천국과 하나님의 나라를 구분하지 못하여 제대로 된 성경적 지식을 섭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두 개념을 혼동하는 상황에서는 성경의 주제인 왕국을 깨달아 알 수도 없다. 당시의 나로서는 실로 위대한 발견이었다!

그렇게 해서 여름수련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이제 막 진리를 맛본 것에 불과했다. 첫날 저녁에는 여러 신실한 형제들 앞에서 괜히 아는 체했다가 혼쭐이 났다. 특히 "영적으로 초등학교 수준"이라는 말은 인상 깊게 남았다. 둘째 날부터는 오전 및 저녁 강의들과 신앙에 깊이가 있는 형제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동안 궁금했던 점들이 많이 해소되었다. 그러면서 이런 지체들과 함께 그리스도의 군사로서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워야겠다는 결심이 생겨났다. 수련회가 끝난 후에는 아들 내외와 충청도 지역으로 순회설교를 다녀왔는데 배우고 느낀 것이 너무도 많았다. 이것이 바로 "성경대로 믿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보여 주는 본질이었기 때문이다. 구령, 곧 "혼을 이겨오는 일"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예수님과 사도들이 실천했던 사역의 핵심이었고, 그리스도인들이 사도 바울 이래로 지속해 온 믿음의 전통이자 성경적 가르침이었다(딤후 4:2). 제도권 교회들에서는 평생을 다녀도 구령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그저 막연하게나마 잘 믿는다고 착각하며 사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러나 "복음"이 빠진 사역은 알맹이 없는 껍질에 불과하다. 구령은 "성경대로 믿는 사람들"의 대열에 들어서지 않고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참된 헌신과 섬김의 길이다. 나는 미국에 있으면서 근본주의 침례교회들을 찾아다녔지만, <킹제임스성경>을 사용하고 구령을 말하긴 해도, 한국의 성경침례교회만큼의 구령의 열정과 그 열매를 본 적이 없었다. 그런 교회의 믿음과 실행을 주시하면서 주님께서 이 교회에 복 주시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성경대로 믿고 실행하는 철저한 "성별"에 있었다. 성경의 근본적인 교리를 따른다고 떠벌리는 교회들 대부분은 세상의 온갖 비성경적인 요소들을 수용할 뿐 아니라 성경적 진리로 철저히 성별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글킹제임스성경>을 근간으로 믿음의 생활을 하는 성경침례교회가 일곱 번 정화된 은과 같은(시 12:6) 하나님의 순수한 말씀에 어떤 불순물도 용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믿고 실천하려는 모습은 내게 큰 감동이 되었다. 이것은 바른 성경이 믿음과 실행의 최종권위가 될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한국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내 자신의 구원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았고 성경대로 믿는 진리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내 삶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오랜 기도 제목이었던 가족들이 하나씩 어둠에서 주님의 빛 가운데로 옮겨지게 된 것이다. 또한 고갈되어 없어져 버릴 세상 지식이 아닌 "참된 진리의 지식 "으로 삶의 항로를 선회했다. 무엇보다 구령자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는데, 구령 현장에서 주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할 때마다 맛보는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나와 아내는 올해 2월부터 토요일마다 이곳 하와이에서 구령을 시작했고,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179명을 주님께 인도했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구령이 무엇인지도, 또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던 내가 이 소중한 사역을 시작할 수 있게 된 사실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한국 땅에도 늦게나마 바른 성경이 한글로 번역되어 출간된 것은 우리 민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복이자, 최상의 은혜이다. <한글킹제임스성경>은 하나님의 섭리가 없이는 나올 수 없었다. 이런 기적 같은 은혜를 베풀어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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