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믿음의 사람들을 찾아서 분류

스코틀랜드의 젊은 사역자 로버트 맥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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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9년 06월호>

성경적인 관점에서 볼 때,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은 한국 기독교계의 현실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왜냐하면 이 나라 기독교계가 870만 명에 육박하는 교인 수, 6만 7천 개에 달하는 교회 수, 약 11만 명이나 되는 목회자 수를 자랑하지만, 정작 그들 가운데서 복음을 전파하여 죄인들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이겨오고, 구원받은 자들을 성경적인 진리로 양육하며, 진리로 양육된 자들을 헌신된 일꾼들로 육성시키는 교회를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첫째, 이 나라에 바른 성경이 없었기 때문이요, 둘째, 거듭나지 않은 대다수의 지도자들이 강단에 서서 가짜 성경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한답시고 무지한 교인들을 오도했기 때문이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마 15:14)라는 성경 말씀대로 마귀에게 점유당한 자들이 “교회 놀이”만 일삼고 있는 가련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데, 일찍이 스코틀랜드의 젊은 사역자 로버트 머레이 맥체인(Robert Murray M’Cheyne, 1813?1843)은 이런 상황에 대해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광경은 거듭나지 않은 설교자가 거듭나지 않은 교인들에게 살아 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늘날 먹고살기 위해 강단을 차지하고 있는 삯꾼들을 감안할 때, 이 얼마나 통찰력 있는 “일침”인가!

로버트 머레이 맥체인은 1813년 5월 21일, 더블린가 14번지에 소재한 한 법률가의 가정에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가 출생했던 시기의 스코틀랜드는 성경적인 신앙이 점차 쇠퇴하고 있었지만, 그의 집안은 성경적 신앙을 잃지 않은 신실한 집안이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했는데, 4살 무렵에는 헬라어 알파벳을 익혀서 작문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고, 8살에는 고등학교에 입학했으며, 14살이 되던 해에는 에든버러대학교의 학생이 되었다. 그야말로 한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였지만, 남들보다 빠르게 대학 생활을 즐기면서 사춘기 시절을 자유분방하게 보냈던 탓에 신실한 가정 분위기와는 달리 일찍부터 “죄인들의 길”에 동조하는 삶을 살고 말았다.

그의 맏형 데이비드는 그런 동생의 영적 상태를 염려하여 시간이 날 때마다 “항상 하나님과의 관계를 우선시해야 된다.”라고 권면했고, 또한 그를 위해 매일 같이 기도했는데, 동생의 회심을 위한 그의 기도는 그의 죽음을 계기로 응답이 되었다.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살고자 힘썼던 형이 26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죽었을 때, 맥체인은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죄인인 그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장사되셨다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개인의 구세주로 영접하여 구원받게 되었던 것이다. 『진실로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지만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

그렇게 구원을 받은 이후,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로운 피조물로서 지난날의 생활을 청산하기로 다짐한 맥체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목사가 되겠다던 형의 꿈을 따라 주님께 헌신하기로 결단하고 에든버러대학교 신학과에 들어갔다. 1835년 7월 1일, 2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목사 안수를 받은 맥체인은 스텔링 부근 라버트에 있는 한 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했는데, 그가 사역의 주된 목표로 삼은 것은 잃어버린 혼들을 주님께로 이겨오는 일과 구원받은 성도들의 성별된 삶이었다. 1836년 11월에는 던디에 있는 세인트피터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섬겼고, 죄에 대한 분별력과 죄책감을 잃어버린 방문자들에게는 “영적 타락은 반드시 그 사람의 혼을 지옥에 던져 넣는다.”라고 경고하면서 죄와 그로 인한 심판에 대해 자주 설교했다. 당시 온갖 미신이 판을 치고 부조리가 횡행하던 던디에 울려 퍼진 맥체인의 외침은 그야말로 어두움을 밝히는 한 줄기의 빛이 되었다. 매일 아침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죄인들을 주님께로 인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잠자리에서 일어났던 맥체인의 뜨거운 열정은 던디의 죄인들을 주님께로 이겨오게 하는 강력한 촉매제가 되었으며, 그 결과 수많은 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게 되었다.

그는 죄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일뿐만 아니라 성경을 묵상하고 가르치는 일에도 열정적이었는데, 매일 『생각의 겸손함』(빌 2:3)을 위하여 하나님의 말씀 앞에 부복하는 것이야말로 영적인 삶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누누이 강조했다. 더 나아가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성경에서 얻은 고귀한 지혜와 지식을 그의 삶 속에서 실천하고자 노력함으로써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단순히 듣기만 하는 자가 되어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말라.』(약 1:22)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본을 남기기도 했는데, 바로 이런 자세가 그의 “거룩한 삶”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이처럼 맥체인의 생애를 회고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거룩한 삶에 대한 강한 열망”이다. 그는 잃어버린 혼들을 향한 뜨거운 열정만큼 경건한 생활의 중요성도 역설하면서 성별된 삶을 살고자 애썼는데, 곧 영원한 삶에 대한 가치관이 형성된 구원받은 죄인으로서 그가 최대한도로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거룩함에 이르려는 열정이 있었던 것이다. 맥체인은 하나님께서 구원받은 자녀들에게 요구하시는 “거룩함”에 관한 말씀의 진의를 간파했고, 실제로 매 순간 하나님의 뜻을 실행함으로써 주님 앞에 “순종하는 자녀”로 발견되기를 힘썼다. 『순종하는 자녀들로서, 이전에 무지하던 때의 정욕에 너희 자신을 맞추지 말고 오히려 너희를 부르신 그분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하라. 이는 기록되기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하시기 때문이니라』(벧전 1:14-16). 특히 그가 남긴 비망록에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등한시하는 “거룩한 삶”에 대한 갈망이 잘 노정되어 있다. “나는 구원받은 성도가 언제나 그리스도의 보혈로 양심을 정결케 하고, 성령으로 충만하며,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만큼 지성, 감정, 의지에 있어서 전적으로 그리스도를 닮아 가고자 노력할 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으며, 또한 그 일로 인해 가장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맥체인은 건강한 사람이 아니었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하여 많은 나날 동안 고통을 받았고, 심지어 병약함으로 인해 강단에서 쓰러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병세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음에도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역을 결코 임의로 내려놓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강력히 죄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했고, 더욱 힘 있게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함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완수했다. 어느 날 죽음이 임박했음을 직감한 그는 세인트피터교회를 방문한 구원받지 않은 죄인들을 향해 이렇게 설교했다. “나는 오래 살지 못합니다. 이제 곧 죽음을 맞이할 때가 온 것입니다. 여기에 앉아 있는 여러분들도 언젠가는 모두 죽음을 맞이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죽은 뒤에는 회개, 중생, 은혜와 같은 기회가 절대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지옥에는 예배도 없고, 설교도 없습니다. 오직 고통과 울부짖음만 있을 뿐입니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의 가치를 경시하지 마십시오. 바로 지금이야말로 하나님의 은혜로 거듭날 시간인 것입니다!” 『보라, 지금이 기뻐 받아들여진 때요, 보라, 지금이 구원의 날이라』(고후 6:2).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오로지 사역에만 열중했던 맥체인은 결국 30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인생에서 무언가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 수 있을 법한 그 나이에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일을 마치고 하나님 곁으로 간 것이다. 혹자는 그의 짧은 인생을 아쉬워하면서 ‘주님께서 그의 생명을 조금만 더 연장해 주셨더라면’ 하는 생각을 갖기도 하지만, 『내가 그 둘 사이에 끼여 있으니 내가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을 욕망을 갖는 그것이 훨씬 좋으나』(빌 1:23)라고 고백한 바울의 심정을 숙고해 볼 때 일찍 생을 마감했다는 것 자체가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일찍이 그가 어느 지인에게 쓴 짧은 편지의 내용은, 그가 이 짧은 지상 생애에 미련을 둔 사람이 아니라 영원한 삶을 바라보며 주님께 온전히 헌신했던 사람임을 잘 보여 준다. “하나님께 밀착해서 살라. 그러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영원한 것들에 비해서 작게 보일 것이다.” 비록 짧은 인생이었지만 영원의 관점을 가지고 오직 주님께만 밀착하면서 주님의 영광만을 드높이기 위해 경건하고 거룩한 삶을 지속했던 로버트 머레이 맥체인, 그는 주님께서 스코틀랜드의 어둠을 밝혀 주시기 위해 사용하신 등불이었으며, 스코틀랜드의 죄인들에게 보내신 그리스도의 편지이자 향기였던 것이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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