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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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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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9년 07월호>

“외경”으로 분류되는 책들 중 여섯 번째 책인 <지혜서, Wisdom of Solomon>를 살펴볼 차례다. 소위 <칠십인역>이라고 부르는 헬라어 구약 번역본 곧 시내 사본(א)과 바티칸 사본(B)과 알렉산드리아 사본(A)은 이 책제목을 “솔로몬의 지혜”라고 써 놓았고 그후로 지금까지도 이 책은 그렇게 불리고 있지만, 실제로 솔로몬(B.C. 970년~931년)의 저작은 아니며 구약 히브리 정경이 완성된 B.C. 400년경보다도 훨씬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인정되고 있다.

앞서 외경의 개요를 다루면서 많이 언급했던 제롬(A.D. 345년~420년) 역시 그의 라틴어 성경 중 “솔로몬의 책들” 서문에서 이 책을 아예 “외경”(Apocrypha)도 아닌 “위경”(Pseudepigrapha), 곧 “마치 성경의 인물이 쓴 것처럼 위조하여 기록한 문서”로 평가하면서 이렇게 증언했다.
『후자는[솔로몬의 지혜서] 히브리어로 된 것들 가운데 결코 없었다. 이것의 문체에서는 헬라 수사법의 냄새가 난다.』

1. 솔로몬 시대답지 않은 표현들

제목을 “솔로몬의 지혜”라고 붙인 것은 아마도 이 책의 저자가 자신을 “솔로몬”으로 가장하여 글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 부귀와 권세 등 그 무엇보다도 지혜를 구했고 또 성전 건축의 명령을 받은 왕의 모습으로 자신을 제시한 것이다. 다음은 그러한 사례들이다.
『그리하여 내가 기도하자 명철이 내게 주어졌다. 내가 하나님을 부르자 지혜의 영이 내게 임했다. 나는 지혜를 홀들과 보좌들보다 더 좋아했고, 부귀도 지혜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어떤 보석도 지혜에 견주지 않았다』(지혜 7:7-9).
『나는 주께 기도하고 간청하며 전심으로 말씀드렸다. “내 조상들의 하나님... 주께서는 나를 주의 백성의 왕으로, 주의 아들들과 딸들의 재판관으로 선택하셨습니다. 주께서는 주의 거룩한 산에 성전을, 주께서 거하시는 성읍에 제단을 세우라고 내게 명령하셨으니, 주께서 태초부터 마련하신 거룩한 장막을 본뜬 것이옵니다』(지혜 8:21; 9:7,8).

그러나 이 책에서 쓰인 용어들을 볼 때, 이 책은 솔로몬 시대가 아니라 신약 시대와 아주 가까운 시대 또는 아예 신약 시대에 기록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음은 <지혜서>에 나오는, 구약적이지 않고 오히려 신약적인 표현의 사례들이다.

『그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가졌다고 공언하며, 자신을 주의 자녀라고 부른다... 그는 의인들의 종말이 복되다고 큰소리치고 하나님이 자기 아버지라고 떠벌린다... 의인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하나님이 그를 도와 대적들의 손에서 그를 구해낼 것이다』(지혜 2:13,16,18).
이것은 악인들이 의인에 대해 비웃는 내용이다.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부자(父子) 관계”에 관한 언급이 많이 나오는데, 이것은 구약적인 관점에서는 거의 생소한 개념이다.

『그러나 의인은 영원히 살고, 또한 그들의 상이 주와 함께 있으며 그들을 돌보심이 지극히 높으신 분과 함께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영광스러운 왕국을 받고, 주의 손에서 아름다운 왕관을 받을 것이다...』(지혜 5:15,16).
영원한 생명과 함께 언급되는 영광스러운 상과 면류관, 이것도 상당히 신약적이다.

『그들의 사악함에 대한 증거가 오늘까지도 남아 있으니, 연기가 나고 있는 황폐한 땅과, 결코 익지 않는 열매를 달고 있는 나무들과, 믿지 않는 혼의 기념비로 서 있는 소금 기둥이다』(지혜 10:7).
소금 기둥으로 변해 버린 롯의 아내를 “믿지 않는 혼”이라는 측면에서 정죄하는 것도 다소 신약적이다.

『그 의인이 자기 형의 분노를 피해 달아났을 때, 지혜는 그를 옳은 길들로 인도하고 그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 주었으며, 그에게 거룩한 것들에 대한 지식을 주고』(지혜 10:10).
에서에게서 도망하는 야곱을 이야기하면서 지혜가 그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 주었다고 써 놓았는데, “하나님의 나라”는 구약에서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지만 신약에서 수도 없이 언급되었던 바로 그 용어다.

『그러므로 오 주여, 주께서는 범죄하는 자들을 조금씩 징계하시고 그들이 범죄한 것들을 기억케 하심으로써 훈계하시어, 그들이 악에서 떠나 주를 믿게 하십니다』(지혜 12:2).
“악에서 떠나 선을 행한다”는 자연스러운 표현 대신에 “악에서 떠나 주를 믿는다”는 개념이 등장하는 것 역시 다분히 신약적이다.

이상의 특징적인 표현들은 <지혜서>가 솔로몬의 시대가 아니라, 신약 시대와 아주 가까운 시대 또는 아예 신약 시대에 기록되었을 것임을 보여 준다.

2. <지혜서>의 구성

<지혜서>는 솔로몬이 기록한 <잠언>이나 <전도서>의 분위기를 다소 흉내낸 일종의 격언집인데, 총 1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장~5장 : 하나님을 찾고 악을 피하라고 명령하면서 악인들의 생각과 행동, 그들이 처하게 될 운명과 심판, 의인들에게 주어질 영광과 결말을 선언했다.
6장~9장 : 지혜를 배우라고 하면서 지혜를 드높이며, 지혜를 얻은 자가 어떤 혜택을 누리게 되는지를 설명하고 지혜를 구하는 기도를 적어 놓았다.
10장~19장 : 창세기와 출애굽기 등에 나오는 일부 사례들을 언급하면서 여러 가지 교훈을 언급하는데, 특히 이방 민족들의 어리석음인 우상 숭배에 대해 내용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3. <지혜서>가 성경으로서 부적절한 이유들

A. 아담에 대한 비성경적 평가
『세상에서 처음으로 형성된 조상, 홀로 창조된 그를 지혜가 보호했고 그의 타락에서 그를 구해내었으며 그에게 만물을 다스릴 권세를 주었다』(지혜 10:1,2).
“외경”인 <지혜서>는 지혜가 아담을 타락에서 구해냈다고 주장하지만, 아담은 지혜 곧 “주를 두려워함”을(욥 28:28) 버리고 타락한 것이었고, 타락한 후에도 하나님 앞에서 죄를 숨기려 했다(욥 31:33). 타락한 그를 용서하시고 가죽옷을 입혀 주신 것은 오직 하나님의 자비 때문이었다. 아담에게서 발견되는 “주를 두려워함”이라면 오직 하나님을 피해서 숨은 것과(창 3:10) 무서워서 죄를 변명한 것(창 3:12) 정도가 될 것이나, 이런 것은 성경에서 “지혜”라고 일컫는 그런 종류의 “주를 두려워함”이 아니다. 성경에서 “지혜”라고 말하는 종류의 “주를 두려워함”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악을 미워하는 것(잠 8:13), 악에서 떠나는 것(잠 16:6), 계명들을 지키는 것(시 111:10)이다.
또 <지혜서>는 지혜가 아담을 타락에서 끌어내고 만물을 다스릴 권세를 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땅과 거기에 있는 모든 것을 정복하고 다스리는 권세는 타락 전의 아담에게 계획된 것이었고(창 1:28), 타락한 이후에는 그 통치권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타락 이후 땅은 아담을 거역하여 가시나무와 엉겅퀴를 냈으며(창 3:18), 아담이 땅 위에서 땀 흘려 수고해야 땅에게서 음식을 얻어 먹을 수 있게 되었다(창 3:19). 아담의 타락 이후로 아직까지 우리는 만물이 사람에게 복종하는 것을 보지 못한다(히 2:8).

B.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비성경적 평가
『지혜는 거룩한 백성, 흠 없는 씨를 그들을 압제하던 민족에게서 구해냈다... 거룩한 이들에게 그들의 노고에 대한 상급을 주었고, 그들을 놀라운 길로 인도하여 낮에는 그들에게 그늘이 되고 밤에는 별빛이 되어 주었다. 홍해를 통과하여 그들을 데려갔고, 많은 물을 통과하여 그들을 인도했다』(지혜 10:15,17,18).
“외경”인 <지혜서>는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민족에 대해서 “거룩한 백성,” “흠 없는 씨,” “거룩한 이들”이라고 평가하며, 그들이 받은 것이 “그들의 노고에 대한 상급”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것은 성경에서 하나님께서 하신 평가와 상반된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특별히 부르시어 거룩한 백성으로 삼아 주시기는 하였으나(신 7:6), 출애굽한 그들이 “흠이 없고” “상급”을 받을 만한 자들이라고 평가하신 적은 없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사실 상당히 흠 많고, 약속의 땅을 받을 만하지 못한 자들로 평가하셨다. 그들을 구해내고 인도하신 것은 오직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이었다.
『그러므로 주 너의 하나님께서는 네 의로움 때문에 그 땅을 차지하라고 이 아름다운 땅을 너에게 주시는 것이 아님을 너는 알지니, 이는 네가 목이 곧은 백성임이라. 네가 광야에서 어떻게 주 너의 하나님을 진노케 하였는지 기억하고 잊지 말지니, 네가 이집트 땅을 출발한 날부터 너희가 이곳에 오기까지 너희는 주께 거역해 왔느니라』(신 9:6,7).

C. 이집트에 나타난 유령 이야기
『그들을 붙들어 주던 구석도 그들을 공포에서 지켜 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 주위에서는 끔찍한 소리들이 들렸고, 침울한 얼굴의 음침한 유령들이 나타났습니다... 갑작스럽고 예기치 못한 공포가 그들 위에 내려, 일부는 기괴한 유령들에 쫓기고 일부는 혼의 자포자기로 무력해졌습니다』(지혜 17:4,14).
이것은 이집트에 흑암의 재앙이 임했을 때의 상황을 묘사한 내용이다. <지혜서>는 여기서 이집트에 내린 흑암의 공포 중에 음침하고 기괴한 유령들이 나타나서 사람들을 괴롭혔다는, 그야말로 기괴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는 이집트에 내린 재앙들을 기록한 성경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은 물론, 암시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더구나 성경은 “유령”을 실재하는 것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유령”에 관한 성경 기록으로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너무도 놀라서 “유령이다.” 하고 소리질렀다는 기록이 유일하나(마 14:26, 막 6:49), 그 기록 자체가 보여 주듯이 그것이 유령의 존재를 증빙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유령”이란 기본적으로 우리 나라에서 말하는 “귀신”과 같은 개념으로서 죽은 사람의 혼령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아주 비성경적인 개념이다. 성경에 따르면 사람은 영과 혼과 몸으로 되어 있는데(살전 5:23), 사람이 죽으면 영은 하나님께로 회수되고(전 12:7) 혼은 낙원이나 지옥으로 옮겨지며(눅 16:22,23) 몸은 땅 속에 묻혀서 썩어 버린다(전 12:7). 사람이 죽은 후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누군가에게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

D. 멸망시키는 자의 정체를 왜곡함
『만물이 고요한 정적 속에 있고 시간이 빠르게 흘러 한밤중이 되었을 때, 당신의 전능한 말씀이 사나운 전사처럼 하늘 곧 당신의 왕좌에서 멸망의 땅 한가운데로 뛰어내렸고, 당신의 단호한 명령을 예리한 칼처럼 지니고 서서 만물을 죽음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그는 땅 위에 섰으나 하늘까지 닿았습니다』(지혜 18:14-16).
이것은 이집트에서 첫태생을 죽이는 재앙이 임했을 때의 상황을 묘사하며 나오는 말이다. <지혜서>는 하나님께서 이집트 전 지역의 첫태생을 치실 때, 그 재앙을 직접적으로 수행한 존재에 대해서 “당신의 전능한 말씀”이라고 불렀다. “말씀”이 인격적 존재로 언급되었으므로, 이 주장을 사실로 인정하고서 성경과 비교해 보면 그 존재를 하나님의 “말씀”이시며 전능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응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께서 이집트의 첫태생을 치실 때, 그 재앙을 직접적으로 수행한 존재에 대해서 이와 다르게 말씀하고 있다.
『주께서 이집트인들을 치려고 두루 다니시리니 문 인방과 양쪽 기둥에 피를 보시면 주께서 그 문을 지나치실 것이며 멸망시키는 자로 너희 집에 들어가서 너희를 치도록 허락하지 않으실 것임이니라』(출 12:23).
어린양의 피를 발라 하나님께서 지나치시고 보호하신 집이 아니면, 그때는 “멸망시키는 자”가 그 집에 들어가서 첫태생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말씀을 따라 어린양의 피를 바른 자들에게 그 “멸망시키는 자”가 “손대지 못하게” 하셨다(히 11:28). “멸망시키는 자”는 기본적으로 그들에게도 손대려 하는 존재, 곧 오직 멸망시키는 일을 하는 존재다. 그들을 치는 것이 “허락”만 되었다면, “멸망시키는 자”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어린양의 피를 바른 자들도 쳤을 것이다. “멸망시키는 자”는 본질상 “하나님”과 “말씀”과 “어린양”과는 반대편에 있는 존재인 것이다(시 17:4).
이집트의 첫태생을 죽이는 일을 직접적으로 수행한 그 “멸망시키는 자”는 “외경”인 <지혜서>가 오판한 것처럼 “하나님의 전능한 말씀”이 아니라, 본질상 하나님의 말씀과 대적하는 위치에 있는 존재였다. 심각한 죄를 짓고 하나님께 버림받은 자들은 사탄의 손에 넘겨져 “멸망시키는 자”에 의해 멸망당하도록 “허락”된다(고전 10:10; 5:5). 그의 이름은 “멸망”을 뜻하는 “아바돈”이며 “아폴루온”이다(계 9:11).
<지혜서>가 성경과 다르게 “멸망시키는 자”를 하늘에 왕좌를 지닌 전능한 존재로 칭송했다는 것은 <지혜서>를 기록할 때 바로 “멸망시키는 자”의 영이 관여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외경”인 <지혜서>는 솔로몬의 저작인 것처럼 가장한 후, 군데군데 비성경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은 책이다. 그런 책이 성경에 포함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BB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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